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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미·영 철강관세 합의, 국내 영향 제한적…美와 개선협의 지속”
전면 재협상 대신 쿼터 이월 등 유연성 제고 추진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과 영국간의 철강관세 개선 협상 합의가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철강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국산 철강에 적용되는 쿼터 이월 등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미국과의 협상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오후 윤창현 통상법무정책관 주재로 철강업계와 민관 합동 간담회를 열어 미-영 철강 수입관세 합의와 관련한 우리 기업의 수출 영향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철강협회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주요 대미 수출 철강사들이 참석했다.

미국과 영국은 전날(현지시간)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적용돼온 철강 수입관세 관련 합의안을 발표했다. 미국은 영국산 철강에 대해 현재 적용하는 25% 관세를 철폐하는 대신 저율할당관세(TRQ)를 적용하기로 했다.

영국산 철강제품 연간 50만t(톤)을 쿼터로 정해 무관세 혜택을 주고 이 쿼터를 초과한 수출 물량에 대해선 관세 25%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합의 내용은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영국도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 조치의 대상이 되는 제품의 연간 교역 규모는 5억달러(한화 6000억원가량) 수준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영국의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이번 합의가 국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대미 철강 수출 규모는 2015년 75만7000t에서 2020년 19만t으로 크게 줄었으며, 작년에도 27만2000t에 그쳤다.

업계는 한국산 철강에 적용되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의 개선을 위해 정부가 그간 이어온 협상 노력에 지지를 표하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긴밀히 공조해 대응해나가자고 당부했다. 특히 기존 232조 쿼터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가 미측과 협의할 때 이를 적극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이 영국에 앞서 유럽연합(EU) 및 일본과도 잇따라 철강관세 개선 협상을 타결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이들 국가의 대미 철강 수출이 늘어나는 사이 한국산 철강은 쿼터에 막혀 시장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한국산 철강은 대미 수출 시 25% 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연간 무관세 쿼터가 263만t으로 제한돼있다. 이러한 무관세 쿼터는 일본(125만t)과 영국(50만t)보다 많지만, EU(330t)보다는 적다.

업계에서 전면 재협상보다는 기존 쿼터제의 세부 요건 개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구체적으로 해당 분기에 소진하지 못한 쿼터를 다음 분기로 이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미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경우, 전면 재협상보다는 세부 요건 개선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 통상교섭본부 한 관계자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16일 미 미시간에서 만났을 때 이와 관련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당시 타이 대표가 철강 232조 관세 관련 한국의 우려 사항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관심있게 지켜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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