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박 퇴비로 기부하고 농가는 농산물 제공
이디야·롯데grs 자원 선순환 재개 및 확장 검토
스타벅스가 제주도 한라봉 농가에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해 만든 퇴비를 기부했다. [스타벅스 제공]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커피찌꺼기(커피박) 순환자원 인정제도가 도입되면서 그동안 생활폐기물로 버려졌던 커피찌꺼기의 재활용이 쉬워지게 됐다. 카페 업계에서는 푸드업사이클링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 기대감을 내비쳤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15일부터 커피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폐기물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관련 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하는 순환자원 인정제도를 시행했다. 그동안 커피전문점에서 배출되는 커피박은 생활 폐기물로 취급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돼 왔다.
국회입법 조사처에 따르면 국내 커피찌꺼기 발생량은 2019년 14만 9038톤으로 별도로 허가 받거나 신고한 업체만 수거, 처리할 수 있어 재활용 어려웠다. 커피찌꺼기를 소각할 경우 1t당 탄소 338㎏이 발생한다. 매년 나오는 커피박을 전량 소각할 경우 연간 5000톤 정도 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들만 버려지는 전문 수거업체, 농가와 협약을 맺어 커피찌꺼기를 비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경기도와 농산물 소비촉진과 자원재활용을 위한 협력을 맺고 지난 2015년부터 커피 퇴비 기부 등의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자원선순환 캠페인을 진행했다.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롯데리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GRS도 지난 2016년도부터 커피 찌꺼기 퇴비로 만들고 해당 농가에서 작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공유 선순환 도입했다.
커피찌꺼기가 폐기물관리법 적용을 받을 당시 자원선순환 과정 절차가 복잡해 일부 기업만 참여할 수 있었으며 코로나19 등의 제약으로 이마저도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롯데GRS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커피찌꺼기 공유선순환 제도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이를 중단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매장에서 발생한 커피 찌꺼기를 수거업체를 통해 한 곳에 모아 보관·관리 해야하는데 감염 위험 등을 이유로 이를 2020년부터 중단한 것이다.
롯데 GRS 측은 이번 제도 개정으로 커피 찌꺼기 공유 선순환제를 다시 검토해 볼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디야커피도 이번 제도 도입을 바탕으로 커피박을 활용해 ESG경영 보폭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순환 자원 인정제도 도입 이후 관계 부서에서 커피박을 이용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며 “커피찌꺼기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보관해야하는 등 주의할 점이 필요해 직영점 위주로 (커피박을)회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 비용도 감소할 수 있고 자원 순환 절차도 간소화되면서 업계도 ESG경영 차원에서 커피찌꺼기를 적극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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