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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月 50만원 아래 원룸 적어요”…대면수업 재개 대학가 ‘봄바람’
신촌 등 임대료 올랐어도 속속 계약
유동층 늘었지만 상권회복은 ‘아직’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의 한 점포가 임대 문의 공고를 내걸고 세입자를 찾고 있다.

“이미 지난 1, 2월부터 대학생들이 빈 방을 다 채웠고, 지금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아래 원룸은 구하기도 어려워요.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회복하는 분위기는 맞는데, 아직은 유학생도 없고 예전처럼 방을 구하기 어렵다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돌아왔으니 이제 상권도 오를 일만 남았네요.”

대학들이 대면수업 확대를 결정한 지 한달 여가 지난 지난 22일 오후, 신촌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 씨는 “그래도 올해는 임대인들 시름이 한결 줄었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년 넘게 대학가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며 침체됐던 원룸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상당수 원룸 주인들이 방을 리모델링하는 등 대면 수업 확대를 기다렸다”며 “그때 리모델링을 했던 집은 비교적 높은 임대료에도 벌써 세입자를 구했고, 지금은 그에 맞춰 월세가 오른 방들이 조금 남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신촌 대학가 인근에서 지난해 월 4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원룸조차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대면수업 확대로 학생들이 대학가로 몰려들며 최근에는 월세가 50만원대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B공인 대표는 “최근에는 30억원대 안팎의 건물 매매를 문의하는 전화도 가끔 오고 있다. 투자 목적으로 사겠다는 사람들”이라며 “매매 문의가 들어오는 걸 보면서 그래도 올해 시장은 회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희대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이 몰려 있는 회기역 인근 원룸촌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시내 대학 중에서도 지방 출신 학생 비율이 비교적 높은 이들 학교가 대면수업을 확대하자 임대 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기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리모델링을 한 월 80만원짜리 원룸 계약이 성사됐다”라며 “지난해 같으면 어렵다 싶은 물건도 지난달부터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미 회복세에 들어선 원룸 임대 시장과 달리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대학가 상권 회복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실제로 이날 찾아가 본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는 임대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로 남겨진 1층 점포만 10곳에 달했다. 신촌 상권의 핵심 지역에서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점포 임대 문의 표지판을 내건 한 건물주는 통화에서 “카페 등의 임대 문의가 몇 건 있기는 했는데, 실제 찾아온 사람은 한 달 가까이 없었다”라며 “연세로 안쪽 주점 거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소형 점포는 오히려 살아남는데, 큰 평수의 대형 점포는 전망이 어둡다”라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들도 돌아온 대학생들이 대학가 상권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학생들은 돌아왔지만,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있고, 학생들 역시 모임을 갖거나 하지는 않는다. 주점 자리는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 곳도 아직은 많다”라며 “권리금이 없어진 지는 오래됐고, 대형 프랜차이즈가 빠진 자리도 회복되지 않았다. 대학가 상권 회복까지는 시일이 더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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