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와이어링하니스 공급난 심화
아이오닉5·포터EV 등 출고 1년 이상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체가 주말 가동을 멈춘다. 현대차는 그동안 출고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공장별 또는 라인에 따라 탄력적으로 토요일 특별근로(특근)를 실시했지만 부품 공급난이 심화하자 이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
이미 ‘아이오닉5’ 등 인기 차종은 출고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다. 주말 특근이 중단되면서 출고 적체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는 26일 울산 1~5공장 전 공장에서 특근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주 토요일인 19일에도 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일요일의 경우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대부분 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
인기 차종인 제네시스 ‘GV70’ ‘GV80’ 등을 생산하는 2공장과 현대차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포터’ 등을 생산하는 4공장은 빠지지 않고 토요일 특근을 해왔는데 2주 연속 특근을 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가 생산 차질의 주 원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와이어링하니스(전선뭉치)도 제대로 수급되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 산둥성에 있는 와이어링하니스공장들은 가동을 멈췄다. 중국 정부가 도시를 봉쇄하고 일부 항구를 폐쇄하면서 교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울산공장의 주말 특근은 일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주 단위로, 공장별로 특근 여부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울산공장 전체가 토요일 특근을 재개하는 등 부품 수급 상황이 나아지는 듯 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생산라인이 불안해졌다.
현재 생산라인은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평일 생산라인을 완전히 세우는 대신, 일부 공장의 컨베이어벨트를 조립 차량 없이 가동하는 ‘공피치’ 방식으로 생산물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공장별로 수백대의 공피치가 발생했다. 현대차의 인기 트럭인 ‘포터’는 와이어링하니스 부족으로 400여대 이상의 공피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공장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4공장에선 지난 21일 기준 격리인원이 180명을 넘어섰다.
생산 차질에 따른 출고 지연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달 기준 현대차 ‘아이오닉5’ ‘포터EV’와 제네시스 ‘GV60’ 등은 출고까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싼타페 HEV(하이브리드)’는 9개월, ‘코나 HEV’와 ‘그랜저 HEV’는 7개월이 걸린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각종 부품 공급난으로 1년 넘게 공피치 등을 통해 생산량을 조절해온 만큼 이번에도 유동적으로 공장을 운영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이슈가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에서 와이어링하니스 부족 문제까지 겹쳤다”며 “중국뿐 아니라 타 국가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고, 라인 가동 중단까지 가지 않도록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