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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푼다는데…인테리어 “뛰는 원자재 어쩌나”
건설업계 기대감 이면에 ‘한숨’
공급 늘고 거래도 활성화 전망
프리미엄 수요 등 매출 이어져
PVC·건자재 등 원가부담 커져
장기화땐 영업이익 악화 우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에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건자재 업황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

“매출이야 문제 없죠. ‘속 빈 강정’ 될까 걱정이지.”

대선 이후 가장 먼저 규제 완화 기대에 부푼 곳이 부동산, 건설 분야다. 인테리어, 건자재 업계도 일감이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에 차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임기 내 민간 주도로 200만 가구와 민간 분양비율을 48%로 한 2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적 있다. 이를 위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완화, 안전진단기준 완화 등을 내걸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등 대출규제 완화와 양도세·보유세 인하 등도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이어져 수요가 급감한 인테리어 시장에 숨통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LTV 상향은 정부가 시행령만 바꾸면 적용할 수 있다. 임대차 3법 보완도 전세공급을 늘려 인테리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임대차 3법은 거야(巨野)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난관이 있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재편될 정세에 따라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기대감은 주식시장에서 먼저 확인된다. LX하우시스는 대선 전 5만4800원으로 마감됐던 주가가 대선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15일 기준 6만1400원까지 12.0% 올랐다. KCC도 대선 전과 비교해 지난 15일 기준 5.4% 가량 주가가 올랐고, KCC글라스는 11.8% 상승했다. 한샘도 같은 기간 주가 상승 폭이 9.9%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공급을 늘리는게 차기 정부의 기본 정책인 만큼, 향후 매출은 걱정 없다는 입장. 재건축 등으로 일감의 ‘양’이 보장되는데다 프리미엄수요 증가로 인한 질적 성장까지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수요가 목까지 차오른 곳이 잠실이나 목동, 압구정, 여의도 등”이라며 “재건축이 현실화된다면 대부분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할 곳이어서 업체들의 전략도 이에 맞춰가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런 기대 속에서도 실속에 대한 우려는 상존한다. 원자재값 때문이다. 매출이 아무리 늘어도 유례없는 원자재대란이 지속된다면 영업이익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다른 관계자는 “재건축 따질 필요 없이 3기 신도시 공급 물량만 봐도 향후 5년간 33만호로 수요는 충분하다”며 “매출은 좋을테지만, 원자재 상황을 고려해봐야 한다. 1년새 값이 2배 가까이 오를 정도의 원자재대란은 이제껏 겪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업계의 전언대로 원자재값은 지난해부터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와중에 올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까지 겹쳐 전망이 더 어두운 상태다. 창호의 주 재료인 폴리염화비닐(PVC)은 지난해 가격이 전년보다 60% 넘게 올랐다. 올해는 유가 급등세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4일 기준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는 유가 상승 국면에서도 배럴당 90달러를 넘지 않았지만, 올해는 120달러를 넘길 때도 있었다. 유가 상승분은 PVC와 페인트 등 건자재 원가에 고스란히 영향을 준다.

업계는 향후 1년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원자재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재건축 등 대규모 B2B 수주가 되레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B2B 거래는 최저가 입찰로 진행되는데, 1년새 급등한 가격을 보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 창호업체 측은 “B2C 거래에서는 이미 6개월 단위였던 납품계약을 2개월 단위 정도로 쪼갤 정도” 라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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