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은 "금리 추가인상, 경기침체로 이어지진 않을 것"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도 나와
원자재 등 가격안정화 어려워
금리 인상 여력은 충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한국은행이 2% 이상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상승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시점이 관건일 뿐 금리 추가 인상 여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은행은 10일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식료품 가격 강세 등 상방 리스크(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목표 수준(2.0%)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선 한은은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활동 재개, 탄소중립 추진 등 구조적 수급 불균형 때문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식료품 가격 역시 코로나19 이후 생산비 인상, 이상기후 등의 강세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쳐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 차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코로나19 상황 안정과 함께 줄어들 수 있지만, 공급망 재편 등 탓에 글로벌 분업체계(GVC)가 약화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한은은 광범위한 물가상승이 이뤄져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임금인상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과 임금 상승 압력이 미국·영국 등 일부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크지 않지만 가능성은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수준에서 상당 기간 지속되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저하되는 등 경제 주체의 부담이 커져 국내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더라도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거라고 예상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중심으로 세계 경기 회복세가 양호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경기 침체가 함께 오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물가 급등, 누적된 금융 불균형 등의 위험을 다시 거론하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부총재보는 "우리(한은)의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금리를 좀 더 인상한다고 해서, 경기가 침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추가 조정(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기준금리 인상 파급 효과,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성장과 물가 흐름 등을 점검한 후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 상승률과 주택가격 오름세가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그동안 금융 불균형 위험이 지속적으로 상당폭 누증돼온 만큼 이 위험을 기조적으로 줄여나갈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또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수급 상황, 자금조달 여건, 정부 정책 등 다양한 요인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데다 가계대출에도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의 상황에 따라 투자 자금 수요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nature6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