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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남·이대녀, 6070·4050, 영남·호남…둘로 쪼개진 민심
동서 지역주의·세대·젠더갈등 뚜렷
尹, 서울서 30만표 앞서 승리
부동산 민심에 중원 텃밭 지켜
‘영·호남’ 지역주의 되레 강화
‘이대녀 경시’는 오히려 역풍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끝났지만, 막판까지 소수점 ‘초접전’을 이뤘던 선거를 두고선 정치권에서 일찌감치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바탕으로 ‘정권교체론’을 내세우며 서울 표심 잡기에 성공했지만, 4050 세대와 20대 여성으로부터 외면받으며 세대·젠더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5%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상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5.74%를 얻는데 그치며 서울에서만 30만표 이상의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전체 선거가 단 26만표 차이로 결정된 것에 비추면 서울 표심이 전체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윤 당선인은 특히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보수 텃밭’인 강남3구를 비롯해 강동구와 동작구, 양등포구, 양천구, 성동구, 광진구, 용산구, 마포구 등에서 이 후보에 크게 앞섰다. 모두 재개발이 가로막혀 불만 여론이 컸던 지역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지역별로 살펴보면, 영남과 호남 지역의 갈등은 더 커진 모양새다 윤 후보는 동서 갈등을 의식한 듯 강원에 이어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반면, 상대인 이 후보는 세종과 과우, 전북, 전남에서 윤 당선인에 우위를 보였다.

세대별 갈등 역시 문제점으로 꼽혔다. 국민의힘은 20대 남성과 60대 이상 유권자를 중심으로 ‘세대포위론’을 강조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4050 유권자 결집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였지만, 20대 남성을 강조한 탓에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여성 인권 퇴행”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특히 이준석 대표가 선거 막판 “이대녀는 결집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20대 여성 유권자가 상대인 이 후보 지지에 나섰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전날 KBS와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가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20대 남성 사이에서 58.7%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20대 여성에게는 33.8%를 얻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전략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나왔다. 전원책 변호사는 이날 개표방송에서 “이대남-이대녀 젠더 문제를 이슈로 선거운동을 한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저는 이 선거운동이 실패했다고 본다. 2030에게 국가 재정 문제 같은 내세울 공약이 많았는데 왜 젠더 문제를 끌고 갈까 그런 불만이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민주당 측 패널로 출연한 유시민 작가도 “20대 여성의 경우 그렇게 남녀 갈라치기를 했으나 그건 여성 유권자를 경시한 단견이었다”라며 “국민의힘에서 남성만 겨냥한 캠페인을 하면서 20대 여성들이 자신들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표가 이재명 후보 쪽으로 이동했다”라고 언급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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