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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디지털 우주시대의 서막

인간이 화성에서 사는 것이 가능할까?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2026년 화성에 유인우주선 ‘스타십’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화성생존기를 그린 SF영화 ‘마션’과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계획부터 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키는 테라포밍까지 우주개척 속도는 빨라지고 목표도 담대해지고 있다. 사실 오랫동안 우주기술은 기술개발의 위험과 막대한 초기투자비용으로 전형적인 국가사업으로 추진돼왔다. 우주개발 분야도 행성 탐사,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심우주 관측 등 첨단과학 분야가 대부분이었다.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미국 항공우주국, 중국 국가항천국, 러시아 연방우주국,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유럽우주기구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가 ‘국가적 자부심 고취’의 성격을 띨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주발사체의 재사용, 소형 위성 제작비용 하락 등으로 우주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지면서 민간기업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페이스X는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2000여기의 통신위성을 발사해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개시했다. 2020년대 중반까지 저궤도에 통신위성 1만2000개를 쏘아 올려 전 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우주가 블루오션으로 재조명되면서 아마존, 구글, MS 등 IT기업들도 위성통신을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2’에서조차 우주기술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특히 미 항공우주기업 시에라스페이스는 우주비행선 ‘드림체이서’를 전시해 민간의 우주여행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기술혁신과 가치창출의 무대가 되고 있는 우주는 2030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지상 이동통신과 저궤도 초고속 위성통신이 결합하는 새로운 6G 시대가 개막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5G 연결에서 소외된 사막, 낙도, 바다, 하늘이 저궤도 군집 통신위성에 연결되면서 진정한 3차원 초공간·초연결 인터넷 서비스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그 결과 전 세계 사람과 사물이 공간의 제약 없이 가상세계로 편입되면서 디지털 지구로의 변모가 예상된다. 특히 메타버스는 업무 수행 방식과 교육 체계, 쇼핑과 게임, 스포츠, 여행 등 일상 전반에 걸쳐 초실감 확장 현실을 구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 기반 자율형 모빌리티도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도심항공교통, 자율비행드론, 자율운항선박은 교통 및 물류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인터넷 기반산업도 태동을 준비하고 있다. 양자위성, 우주반도체, 테라헤르츠 대역 부품·장비, 스마트폰 형태 위성단말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우주개발 역사는 짧지만 디지털 우주시대로 전환되면서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정보통신강국의 ‘D(Data)·N(Network)·A(AI)’를 우주와 결합시킬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우주인터넷 구축을 위한 저궤도 6G 위성통신 원천기술개발과 기술 표준 선점은 우주기술과 통신기술의 대표적 협력 사례가 될 것이다. 우주발사체 고도화, 위성 개발 및 활용, 위성 관제, 우주 기반 서비스 플랫폼 등 수없이 많은 우주기술 분야도 소프트웨어가 위력을 발휘할 영역이다. 앞으로 우주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이 융합해 발전하는 우주인터넷 시대는 대한민국에 기회의 창을 열어줄 것으로 확신한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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