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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상깊은 美증시…서학개미도 치명상
對러 경제 제재 후폭풍
나스닥 약세·다우존스 조정 진입
긴축기조 여전한데 물가는 급등
경기위축 조짐속 불확실성 확대
국내증시 추가 하락 가능성 전망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주도하면서 뉴욕 증시의 상처도 깊어지고 있다. 뉴욕 증시가 세계 경제의 시름을 반영하면서다. 나스닥은 약세장으로 발을 들여놓았고, 다우존스도 조정장에 접어들었다. 2020년 코로나19 첫 대유행 때와 2019년 장단기 금리역전 당시 나스닥의 조정폭이 25~30%였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하락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7% 떨어졌다. 지난달 4일 전고점보다 10% 이상 떨어지며 조정장에 들어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95%, 3.62% 하락했다. 나스닥은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지며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세 지수 모두 연초 이후 10% 이상 떨어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PROSHARES ULTRAPRO QQQ ETF로, 나스닥100을 3배 추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다.

미국 증시가 맥을 추지 못하는 건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됐기 대문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은 유가를 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란산 원유가 풀릴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최대 수출량이 250만 배럴로 러시아산(460만 배럴)에 비해 적다. 게다가 열쇠가 될 핵 협상도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전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으로 휘발류 가격이 상승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에너지 효율성을 따지기보다 다른 생필품 구매를 줄여 소비가 위축된다”며 “미국 휘발유 가격 상승은 미국 경기둔화를 견인하는 직격탄”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14개 주요 IB의 2022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5%에서 3.2%로 이미 낮아졌다. 미 국채 금리도 경기둔화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1.7%대로 하락한데 비해 2년물은 1.5%대로 오르며 장단기 금리차는 20베이시스포인트(bp)대로 좁혀졌다.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모건스탠리와 시티그룹의 연구원들이 주식시장을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하며 ‘퍼펙트스톰’(perfect storm·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최악의 상황)이 몰려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시도 섣불린 희망을 갖기 어려운 처지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상승,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30원을 넘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말 이후 1년 9개월만이다. 외국인 수급에 하등 좋을 것이 없는 환경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라며 “국내 증시도 불확실성 국면이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국내 증시는 선제적인 조정 폭이 상당해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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