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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전쟁 지지 상징 ‘Z’는 어디서 출발했나
러시아 중남부 케메로보 지역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플래시몹으로 'Z'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타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2022 기계체조 월드컵’ 시리즈에서 동메달을 딴 러시아 체조선수 이반 쿨리아크가 러시아 국기 대신 유니폼에 ‘Z’ 표식을 한 채 시상대에 올라 논란이 되면서 ‘Z’가 무슨 뜻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탱크에 ‘Z’가 표시되면서 처음 세간의 관심을 끈 이 알파벳은 최근 러시아 내부와 세르비아, 벨라루스 등 러시아 맹방국가에서도 친러세력에 의해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기 위해 쓰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초 ‘Z’는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를 우크라이나 군장비와 구분하기 위한 표식자 정도였다. 즉 ‘아군끼리 공격하지 말자’는 의도로 그려 넣었다.

그런데 현재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내에서 차량과 배너,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카잔시에는 ‘Z’ 모형의 포토존까지 생겼다. 러시아 지방정부 관공서 건물은 야간에 ‘Z’ 조명을 켜기 시작했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국영방송 RT는 ‘Z’ 글자를 넣은 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일부 기업은 브랜드 로고에 있는 라틴어 Z를 키릴어 Z로 교체했다.

‘Z’는 러시아어로 ‘위하여(for)’를 뜻하는 ‘자(Za)’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올렉시 레지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나치 상징 로고와 러시아 군용차 사진. [레니지코프 트위터]

러시아 국방부가 인스타그램이나 각종 글에 ‘평화를 위하여’ ‘승리를 위하여’ ‘우리를 위하여’ 같은 러시아어 구호에 ‘Za’를 줄여 ‘Z’를 쓰고 있다는 점에 미뤄서다.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州) 교육 담당공무원인 이반 제르나코프는 현지 국영매체에 “이것은 인민 단결의 상징”이며 “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를 하나로 묶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서 ‘Z’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렉시 레지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6일 트윗 글에서 ‘Z’ 두 개를 교차시킨 나치 상징을 빗대며 1943년 작센하우젠 수용소 인근에 대량 학살이 자행된 ‘Z’ 수용소가 있었다며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라트비아에 체류 중인 러시아의 유명 영화평론가인 안톤 돌린은 WSJ에 자신의 집 문에 누군가 ‘Z’를 그려 놓아 위협을 느꼈다며, “내게 ‘Z’는 영화 ‘월드워 Z’를 연상시킨다. 나는 ‘Z’가 좀비화된 (러시아)군과 국영TV를 보면서 군 작전을 지지하게 된 좀비화된 인구를 표현한다고 본다”고 냉소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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