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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금리 더 오르기 전에 묶어두자
고정금리 상품 비중 ‘껑충’
1월 가중평균 금리 3.85%
8년 9개월만에 최고치 기록
물가 급등·美 금리인상 여파
변동·고정 모두 오를 수밖에
대출 수요자 고정금리 선택 ↑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약 9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대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통상 6개월~1년 단위로 금리 변화가 이뤄지는 ‘변동형’ 상품보다, 일정 시간은 고정적인 금리를 내는 ‘혼합형(고정형)’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 8년 9개월 來 가장 높아…고정금리 수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올 1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85%로 한 달 새 0.22%포인트(p) 상승했다. 이같은 수치는 2013년 4월(3.86%)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높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찾는 대출자들도 늘고 있다. 실제 1월 중 예금은행에서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상품 비중의 경우 23.7%로 전달 대비 5.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27%)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은 고정금리 대출자 비중이 8년(2014년 1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금리인상 기조가 본격화되자 대출 수요자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고정금리 신규 대출자 비중이 높아진 현상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리상승 기대가 반영되면서 고정금리 대출 취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은 금융채(AAA, 5년물)를 추종하고, 변동금리 상품은 매달 발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라간다. 금융채 금리가 최근 1년 사이 지속 상승했고 코픽스는 지난달 소폭 하락했기 때문에 당장의 금리만 보면 변동금리 상품을 택할 확률이 높다. 실제 4일 기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고정형 상품이 3.77~5.67%, 변동형 상품이 3.67~5.17%로 상하단 모두 변동형 상품 금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하락 ‘일시적’, 고정금리도 상승 지속 예상=하지만 지난달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 하락이 일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코픽스는 전달보다 0.05%p 내린 1.64%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준금리가 인상됐음에도 수신금리 반영 시점 차이, 은행권 자금조달 수요 약화 등으로 인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도 “금리인상 영향은 2~3월 코픽스에 반영돼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금융채 5년물 수익률은 2.7% 초반선을 유지하고 있다. 3일 종가는 2.714%를 기록했다. 고공행진하던 2월 초중순에 비해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상승세가 둔화된 편이다. 다만 최근 1년간 금융채 흐름을 보면, 수익률 자체가 전년 동기(1.623%) 대비 1.091%p나 오른 상황이다.

또 시장에서는 채권금리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환율, 증시 상황 등 시장지표를 활용해 국내 국채 3년물 금리를 예측하는 시나리오를 보면, 향후 채권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더라도, 이자 부담은 현 시점보다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대내외적 환경도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7% 올라 5개월째 3%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물가목표인 2%는 이미 상회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오르더라도 긴축은 아니다”라면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는 계속, 지속적으로 줄여가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 다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기준금리 0.25%p 인상을 지지하고 있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더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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