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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에 글로벌 경제 치명상…긴축에 제동 걸리나
美·英 장단기 국채금리 급락
獨 한 달만에 다시 마이너스
물가억제 vs 경기훼손 딜레마
자금시장 유동성 부족 우려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동시에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가 경기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긴축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0.071%로 거래를 마감하며 한달여만에 다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독일은 러시아산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국채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이날 0.28%포인트 하락한 1.13%로 마감해 지난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내 현재 최저치인 -0.5%에서 0.2%포인트 미만으로 금리를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통화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급격한 변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이에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전망이 힘을 얻으며 이날 국채 랠리를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미국 국채 가격도 급등하며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경기전망을 반영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5.82%나 급락한 1.1716%를 기록했고,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4.99% 떨어진 1.3646%를 가리켰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미국 등 주요국들은 러시아 중앙은행과 일부 시중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시스템에서 배제하는 조치 등 각종 제재안을 쏟아냈다. 러시아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90루블까지 올라섰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파격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가 지속될 경우 디폴트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의 전체 해외자산 중 러시아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투자액)는 작년 3분기말 기준 0.3%에 불과해 크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익스포저가 큰 유럽 은행들의 자금 경색이 연쇄 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민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통화정책은 지속되겠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강도는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인플레이션 둔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러시아 제재로 유발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긴축 강도를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3월 FOMC에서 50bp 인상 기대가 소멸됐고 연내 6~7회 인상에서 4~5회 인상으로 빠르게 하향 조정된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우크라이나 추가 사태 발생 때마다 안전자산 선호 부각으로 미국 국채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며, 10년물 금리는 1.6%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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