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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굳건하던 대장주 아파트마저 찬바람…21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 [부동산36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택시장의 극심한 거래가뭄이 이어지면서 전국 아파트값 흐름을 이끄는 이른바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도 보합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주택가격 둔화세 속에서도 신고가 경신 거래가 줄 잇는 등 비교적 굳건하게 가격 상승 흐름을 이어갔던 주요 인기 아파트 단지의 분위기도 차갑게 식어가는 모양새다. 대선을 앞두고 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똘똘한 한 채’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50.0으로 1월 대비 0.09% 오르는 데 그쳤다. 변동률로만 보면 2020년 5월(-0.64%)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 지수는 2020년 7월 3.21% 상승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대부분 1%대 상승률을 기록해왔으나 12월 0.75%로 내려앉았고 1월 0.40%, 2월 0.09%로 급감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이들 아파트의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으로 가격변동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고 있어 주택시장 선행지표로 주로 활용된다. 서울 강남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대치동 은마, 압구정동 현대(1·2·6·7차),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주요 아파트는 물론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14단지),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지역의 대장주 역할을 하는 대단지 아파트가 대거 포함돼 있다.

KB선도아파트50지수 월별증감률 [KB국민은행 제공]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0.0%대 변동률로 보합권에 들어섰다는 것은 아파트값 하락 흐름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장기간 이어진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집값 고점 인식,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량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선도아파트 50개 단지는 대체로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로 대출규제에 따른 영향이 적지만 유동성 축소에 따른 타격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봤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현상으로 꾸준히 유입됐던 매수세가 최근 줄어든 여파도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 강남구, 용산구 등지의 아파트값도 속속 하락 전환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실거래정보를 바탕으로 집계하는 실거래가격지수의 경우 내림폭이 더욱 도드라진다. 부동산원 집계 기준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0.13%로 하락 전환됐으며 12월(-0.32%)에는 내림폭이 더욱 확대됐다. 일부 단지에서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거래가 위축되면서 실거래가 하락 단지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탓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양상을 빚었지만 이제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주요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 안정권 진입은 전체적인 아파트 시장이 둔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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