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코로나2년 상가 경매 엄두도 못내요”…서울 상가 역대급 침체 [부동산360]
2월 서울 상가 낙찰가율 64.7%
2019년 1월 47% 이후 가장 낮아
“대형 매장 내 오픈형 상가 극심한 침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10계.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 11층 144㎡(이하 전용면적) 상가의 경매가 진행됐다. 감정가 10억5000만원인 이 상가는 이미 다섯차례나 유찰돼 최저 입찰가격이 2억7525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이번엔 응찰자가 4명이나 나타나 3억5999만원에 입찰한 김모씨가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34%였다.

이날 이 법원에선 모두 3건의 상가시설에 대한 경매가 진행됐는데 다른 두 건은 응찰자가 한명도 없어 유찰됐다. 두 건 모두 앞서 낙찰에 성공한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의 지하1층에 있는 10㎡ 크기 상가였다. 그중 한건은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17% 수준으로까지 내려갔지만 찾는 사람이 없었다.

서울 경매시장이 역대급 침체를 겪고 있다.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공실이 늘어나면서 상가 인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법원경매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서울 상가시설 낙찰가율은 64.7%로 전월(89.5%) 보다 24.8%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2019년 1월(47.0%) 이후 37개월 내 가장 낮은 기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간 이어지면서 침체를 거듭한 결과로 보인다.

*자료:지지옥션

상가시설 가운데도 대형 상업시설 내 ‘오픈형상가’의 인기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앞서 사례로 언급한 테크노마트나 중구 을지로 밀리오레, 굿모닝시티쇼핑몰, 양재동 하이브랜드 등에 입점해 있는 소규모 상가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온라인쇼핑이 활발해 지면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예를들어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4억9000만원짜리 양재동 하이브랜드 1층 20㎡ 상가는 6번이나 유찰돼 최저가가 1억2845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다만 상가 물건도 안정적인 수요가 있는 아파트 상가나 개발 호재가 있고,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물건은 낙찰가율 100% 이상인 사례도 나타난다. 지난달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경매 처리된 서대문구 홍제동 현대그린상가 1층 37㎡가 대표적. 감정가 1억5400만원인 인 아파트상가엔 10명이 응찰해 1억8555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20%까지 올라갔다. 이 상가는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인근으로 주변이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돼 개발 기대감이 크다.

같은 날 이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8단지 아파트상가 1층 36㎡도 감정가(3억8400만원) 보다 높은 4억778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24%나 됐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인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서 상가경매의 낙찰가율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라면서 “무엇보다 오픈형 상가는 수익률이 저조하고, 향후 활용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전반적인 상가 낙찰가율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jumpcu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