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모든 것이 다 오르고 있는 시기다. 곧 대통령선거가 있는데도 여러 가지 이유로 월급만 빼고 모든 물가가 다 올랐다.

세수는 역대급으로 높은 상황이다. 월급이 일부 올라도 세금과 준조세를 합하면 실제 받는 세후 월급은 훨씬 적어졌다. 10년 넘게 같은 세율로 일부 세목에 적용되고 있는 과세표준이 경제성장률, 임금인상률,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는 탓도 크다. 개인은 소득세, 법인은 법인세 등이 세율이 같더라도 세수는 늘게 되었다. 소득에 주요 항목별로도 크게 오른 주택 가격으로 말미암아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가 늘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 주식 거래가 늘면서 증권거래세도 대폭 늘었으며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는 코로나19와 무관하게 2009년 이후 단 한 번도 감소한 적이 없다. 즉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월급쟁이와 그 월급을 주고 있는 기업, 자영업에서 세수가 증가했다고 할 수 있다.

세금만 오르면 다행이다. 이에 준하는 4대 보험도 증가한다. 특히 은퇴하시는 분들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료다.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순간에 보험료는 크게 증가한다. 또한 보험료율은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나중 후속 세대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보험료율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로 수십년 후에 엄청난 손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사람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국민연금을 낸 것에 이자를 쳐서 돌려주고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지금 한창 일하는 연령대에서 일부는 은퇴하고도 받을 연금으로 거의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세금만 올랐을까? 자산시장에서 부동산 가격도 이번 정부 내내 올라 서울은 웬만한 곳이 2~3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간 단위로 0.1%가 떨어졌다고 하고 급매로 몇 억원이 떨어졌다고 해도 집값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는 정도의 가격으로 정상화되려면 한참 멀었다. 반면에 오르면 좋은 것이지만 떨어지는 나쁜 것으로 자산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주가와 가상자산은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 변경·증거금 도입·담보비율 변경 등의 공매도제도 개혁, 양도세, 물적 분할 금지 등이 필요하다.

월급 빼고 다 오른 것 중 하나는 물가 상승이다. 물가 상승이 세계적인 현상이고, 공급망 문제, 공급 감소 문제, 전쟁 등 각종 이슈와 연결되어 있다. 농·축·수산물에서 일부 가격은 지난해에도 300% 상승한 상품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일부 정상화되면서 원유나 천연가스 등의 원자재 가격도 상승의 속도가 상당히 빨랐고 이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생산과 공급망에 문제를 일으켜 가격의 상승 폭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만원짜리 한 장 들고 시장이나 마트를 가면 살 것이 없을 정도다. 이 와중에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외식물가의 인상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임차료나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고용을 줄여서 본인이 일하고, 식재료까지 올랐는데 외식물가가 안 오르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평상시 상황에서 한 기업이 단가를 올렸다고 하면 안 먹거나 불매를 하는데 전체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 시장이나 마트에 가 본 국민도 이해할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도 이미 서울이나 제주의 가격이 같고 사람들이 대부분 가격을 아는데 공시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자영업자가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오인되기 쉽다.

전체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비축물자를 풀거나 비축이 되지 않는 것은 수입처를 다변화 또는 인력을 확보해서 수요에 맞도록 공급을 증가시키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장시간 지속도 끔찍한데 세금 증가, 준조세 증가, 물가 상승,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여전히 민생은 힘들 수밖에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