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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축보다 구축, 소형보다 대형…집값 조정 신호에 선호 갈렸다 [부동산360]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 전환
청년층 영끌 수요 쪼그라들자 신축·소형 ‘약세’
구축·대형 아파트는 그나마 ‘선방’
정비사업 기대감에 똘똘한 한 채 선호도 작용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신축보다는 구축, 소형보다는 대형 아파트가 가격 조정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신축·소형 아파트가 먼저 하락세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똘똘한 한 채’ 선호까지 겹치면서 구축·대형 아파트가 가격 하락 흐름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졌다. 전국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전환된 건 2019년 9월 둘째 주 이후 2년5개월여 만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하며 1월 넷째 주 하락 전환한 뒤 5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축과 소형 면적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하락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추이를 보면 입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낙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의 경우 지난주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7%로 지난해 12월 셋째 주 처음으로 하락 전환된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5년 초과~10년 이하도 0.02% 하락했다. 반면 20년 초과 아파트는 0.01% 오르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오름폭 자체는 위축됐으나 상승세가 꺾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흐름도 유사했다. 1월 둘째 주 5년 이하 신축 단지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뒤 같은 달 넷째 주 전 연령대가 상승 흐름을 멈췄으나 낙폭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가 가장 작았다. 지난주 20년 초과 아파트는 0.01% 하락한 반면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0.06% 하락했다.

규모별 통계에서도 대형 면적만 오름세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에선 전용면적 기준 135㎡ 초과 아파트가 0.04%, 102㎡ 초과~135㎡ 이하가 0.01% 상승한 반면 소형·중소형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대형인 135㎡ 초과 물량만 보합을 기록했다. 강북 지역에선 135㎡ 초과 아파트만 0.01% 상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형·신축에서 하락 흐름이 먼저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간 이들 아파트가 가격이 많이 올랐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가격이 급등한 곳부터 직격타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집값, 그중에서도 특히 소형·신축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해온 젊은 층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매매수요가 대출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쪼그라든 여파도 있다. 장기간 가격이 많이 오른 탓에 대출을 더 많이 동원해야 하는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으로 한도는 줄었고 부담해야 할 대출이자는 불어난 형국이다.

반면 구축·대형 아파트는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는 등 가격 방어력을 보이고 모양새다. 재건축 규제 완화 대선공약과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추진 등으로 정비사업 기대감이 확대된 데다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짙어지면서 대형 평형 수요가 이어진 영향이다. 특히 오랜 기간 보류됐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정비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지연 단지의 기대감은 높아지는 분위기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래 침체가 계속되고 있으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대형 아파트로는 유입되고 있다”며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가격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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