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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더머니] 뉴욕증시, 러-우크라 전쟁에 ‘롤러코스터’…유럽증시 급락·유가 폭등
다우존스30 0.28%↑·S&P500 1.5%↑·나스닥 3.34%↑
바이든 제재 관련 연설로 급반등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모습.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뉴욕증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에 장중 2% 이상 하락했으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급반등했다.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2.07포인트(0.28%) 오른 33,223.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20포인트(1.50%) 상승한 4,288.7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36.10포인트(3.34%) 뛴 13,473.59로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가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주가는 2~3% 이상의 급락세를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새벽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작전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외에도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동시다발로 이뤄졌고, 우크라이나는 ‘전면전 발발’로 규정했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일제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제재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4개 러시아 은행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 수출을 통제하는 내용의 제재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도 금융, 에너지, 교통 부문과 수출 통제 등을 겨냥한 제재에 합의했다.

정오경 바이든 대통령의 제재 관련 연설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반전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안전자산인 국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한때 1.84%까지 밀렸으나 마감 시점에 1.99% 수준까지 올라섰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10% 이상 올랐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이전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으나 대형 기술주로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전체가 빠르게 반등했다.

연초 이후 대형 기술주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에 크게 조정을 받았다.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3월에 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10%대로 낮췄다. 1주일 전에 30%를 웃돌던 데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날 한 토론회에서 이번 사태가 연준의 정책 정상화의 근거를 바꾸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근본적인 근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3월에 금리를 올리고 이후 몇 개월간 추가적인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중기적 경제 전망에 우크라이나 상황이 미치는 영향이 완화책을 제거하는 적절한 속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하나의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대체로 개선됐으나 전쟁 공포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S&P500 지수 내 기술과 통신, 임의소비재, 부동산, 산업, 유틸리티,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소재, 에너지, 금융, 필수소비재는 하락했다. 기술과 통신 관련주의 상승률은 3%를 넘어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각각 5%, 6% 이상 올랐고, 아마존과 알파벳, 테슬라 주가도 4%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주식시장 영향은 중기적 관점에서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당분간 이번 사태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86.7%, 50bp 인상 가능성은 13.3%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0포인트(2.26%) 하락한 30.32를 기록했다.

▶유럽증시 4% 가까이 급락=같은 날 유럽 주요국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82% 하락한 7,211.99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83% 내린 6,521.05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3.96% 하락한 14,052.10으로,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도 3.63% 내린 3,829.29로 거래를 마쳤다.

이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증시 지수는 장중 5%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러시아와 관련이 많은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자동차 업체 압토바즈의 주식을 보유한 프랑스의 르노는 약 9%, 러시아의 로스방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프랑스계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약 12% 하락했다.

한 시장 분석가는 AFP에 “이미 인플레이션과 금리 우려로 불안한 환경에 직면한 시장에 있어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으로 야기된 긴장 고조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고 진단했다.

▶유가 한때 100달러 돌파=뉴욕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장중 폭등세를 보였으나 이후 오름폭을 빠르게 축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1센트(0.8%) 오른 배럴당 92.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장중 9% 이상 오르며 배럴당 100.54달러까지 치솟았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4월물 가격도 장중 한때 105.7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마감 시점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세계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도발에 나서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원자재 시장에서 러시아는 유럽과 매우 강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며 2020년 기준 러시아 전체 수입의 36.5%가 유럽연합(EU)에서 온 것이며, 러시아 수출의 37.9%가 EU로 향한다고 말했다.

UBS의 마크 해펠레는 원유 시장이 “슈퍼 백워데이션 상황”으로 들어섰다며 지정학적 갈등에 변동성이 고조된 점으로 미뤄 시장이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을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원유시장에서의 ‘백워데이션’은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것을 말하며 수요가 강하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사태에 각국 지도부가 대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어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급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51만4천 배럴 증가한 4억1602만2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0만 배럴 증가보다 더 크게 늘어난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58만2000배럴 줄었고, 정제유 재고는 58만4000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는 15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 세계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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