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긴급연설을 통해 분리주의세력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특별 군사작전을 개시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TASS]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에 돌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분리주의세력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특별 군사작전 수행을 선언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거나 상륙작전을 펼치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긴급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러시아군이 전투태세에 들어갔으며, 사건 진행 상황과 정보 분석상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충돌은 불가피하며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외국이 간섭할 경우 러시아가 즉각 보복할 것이며, 그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의 개입을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외신은 일제히 푸틴 대통령의 군사작전 개시 선언 직후부터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폭발음이 났다고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5~6차례 폭발음이 들린 직후인 오전 7시5분께 키예프에서 공습경보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도 키예프와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국제공항을 포함해 크라마토르스크, 오데사, 하리코프, 베르단스크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또 로이터는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항구도시 마리우폴과 오데사에 상륙했다고 전했다. CNN은 러시아 지상군이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로 진군을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군사기반시설을 공격 중”이라며 “고정밀 무기에 의해 군사기반시설과 방공 체계, 군사공항, 우크라이나 항공기 등이 망가졌다”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도시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이나 포격을 진행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위협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공격 직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로스토프 지역의 민간 항공기 비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노탐(NOTAM·Notice To Airmen)’을 발표했다. 이번 공지의 유효기간은 5월 18일까지다. 전면 공격에 앞서 사전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면 공격에 대응해 전국에 계엄령을 발령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공격에 나선 즉시 성명을 통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이며 러시아만이 공격이 가져올 죽음과 파괴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은 나토 등 동맹 및 파트너들이 단결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오전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담을 한다면서, “이후 우크라이나와 세계의 평화 및 안보에 대한 불필요한 침략행위에 대해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이 러시아에 가할 추가적인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