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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100달러로 오르면…3% 성장 빨간불·물가는 비상
우크라發 경고등 켜진 韓경제
성장률 0.3%P 하락…물가 1.1%P 상승
수출의존도 높아 경상수지 350억弗 감소
‘환리스크’도 복병…물가 상승압박 더 커져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유소에 유종별 판매 가격이 게시돼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가를 낮추기 위해 비축유 5000만 배럴의 방출을 지시했다며,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인도, 영국 등도 동참한다고 밝혔다. [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대 파견을 결정하자, 미국도 즉각 러시아 제재를 결정했다. 이에 국제유가도 전쟁위협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유가 상승은 수입물가를 밀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의 속도를 높인다. 특히 에너지 자립도가 낮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성장률이 저해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 당장 올해 3%의 경제성장률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장중 100달러 코앞…120달러도 갈 수 있다=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20% 오른 92.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국제 에너지시장에서 장중에는 99.50달러까지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면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막히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장에선 침공에 따른 1차 제재가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중단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서방국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면, 원유 공급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은 어렵지 않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유 시장의 공급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유가 상승이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가 배럴 당 100달러 시, 한국 경제 성장률 0.3%p하락=국제유가 폭등이 현실화되면 원유 의존도가 높고 수출 강국인 우리나라는 당장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 압력을 받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경상수지는 350억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배럴당 120달러 시에는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 소비자물가상승률 1.4%포인트 상승하고, 경상수지는 516억 달러나 줄어든다.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성장률 3.1%, 소비자물가상승률 2.2%, 경상수지 800억 달러 흑자가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당시 가정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연평균 배럴당 73달러를 기록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리스크 등이 부각되면서, 실제 이 가정은 연초부터 무너졌다. 지난달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83.47달러로 1년 전보다 52.3%나 뛰었다. 전달(73.21달러)과 비교해도 14.0% 올랐다.

▶ ‘환 리스크’도 복병…물가 더 올린다=상승압박을 받고 있는 물가도 비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30.1%나 급등했다. 유가가 오름세임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은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원화 가치 하락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상승하면, 수입물가는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의 원화 환산 가격이 오르고 이는 국내 소비자물가에 전가되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달 3.6%를 기록하는 등 넉 달째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공급병목 현상 해소 등으로 물가 상승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어지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 물가는 상승 속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2%대 목표가 새로 고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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