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마이너스된 펀드 빼야하나요?” 자산가도 흔들...WM문의 빗발쳐
두자릿수 손실에 분산투자 무용지물
크림반도 때와 비슷할 듯
당분간 영향 불가피
적립식 접근 유효, 반도체·금융주 등 주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어떻게 이런 수익률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중은행 PB센터에도 자산가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금리인상 우려에 우크라이나로 전 세계 증시가 휘청이면서 적립식, 분산투자 전략도 무용지물이 된 탓이다. 실적 가시성이 높다는 빅테크 등 펀드 가입자들도 줄줄이 두 자릿수 손실률을 받아들기 시작했다.

손실 확정에 대한 자산가들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 자산관리(WM) 전문가들은 섣불리 자산을 팔기보다 당분간 버티기 전략을 구사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단기 충격을 피하기 어렵지만, 시장이 결국 회복기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자산은 보유하되 추가매수를 원한다면 저평가받았던 종목 위주로 분산투자 전략을 권고했다.

5대 은행 투자전략가 “갈등 장기화 예상, 추가 하락 불가피”

The Dow Jones Industrial Average is displayed on a screen after the markets closed at the New York Stock Exchange (NYSE) in Manhattan, New York City, U.S.. [로이터연합]

헤럴드경제가 국내 5대 시중은행 자산관리 부문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장의 여파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 간 외교·군사적 갈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금융당국 또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는 중이다.

돈바스 지역이 정부군과 친러 반군 사이 내전이 이어져온 만큼 전면적 규제보다는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방 내에서도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입장이 달라 쉽사리 해결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송재원 신한은행 신한PWM서초센터 팀장은 “전면전이나 사태해결이 아닌 친러시아 공화국에 대한 독립지지 및 러시아군 진입으로 이어지는 애매모호한 상태로 전환돼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길어질 것”이라며 “사태 장기화 우려로 추가적인 하락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8년 전 러시아의 크림 반도 침공 때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만큼 그때의 금융시장 상황을 반추해 대응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유영동 하나은행 투자전략유닛 차장은 “크림반도 사태 당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5% 안팎, 나스닥 지수는 그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며 “이미 조정이 시작된 이상 추가적으로 3~4% 정도 하락한다면 크림반도 사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 환매 고민하는 고객들 “당분간 유지, 분할매수 대응 이어가야”

코스피가 상승세로 출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급격한 시장 충격에 자산가들의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금융가 안팎에서는 올해 코스피 지수가 3600포인트 이상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등으로 충격이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2700선을 위협받는 중이다. 저점을 노리며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분산투자로 대응해왔던 자산가들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같은 우려에도 손실을 확정짓기보다는 기존 펀드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단기간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이미 알려진 리스크인 만큼 조만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재현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금융시장에 알려진 만큼 추가영향에도 그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기존 펀드를 보유하되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를 노려 매수 전략을 가져갈 경우 투트랙 전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전쟁 공포와 미국 긴축 예상으로 하락폭이 컸던 우량 업종을 대상으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할매수 또는 자동이체를 통한 적립식 투자를 권하고 있다”며 “하락 폭이 컸던 성장주, 친환경, 바이오 등의 업종을 분할 매수 하면서 동시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배당주 펀드나 ETF에 함께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금융시장이 적응을 하면 실적 가시성이 높은 K-반도체, 금융주펀드를 주목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오른다면 밸류에이션이 높은 미국 반도체 종목들보다는 주목을 덜 받았던 K-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장기금리 중심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금융주 또한 전반적으로 마진 개선 효과를 누려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