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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량관리·수익창출 Exit…라인업 늘리는 ‘인뱅 여신’
국내대표 인뱅 3사 영토확장 전략은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기반 개인대출사업
성공 여부는 ‘충분한 데이터 확보’에 달려
비대면 주담대도 新수익원 통로로 각광
아담대 금리 시중은행보다 낮춰 승부
중·저신용대출 비중 30% 확대는 변수

인터넷은행들이 여신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간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개인 신용대출에서 소상공인 위주 사업자 대출, 주택담보대출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달성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같은 상품 다양화가 대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뱅 3사 모두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선봬=인터넷은행들은 올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 기반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다. 인터넷은행 ‘막내’인 토스뱅크가 가장 먼저 첫 발을 뗐다. 인터넷은행 업계에서 정부 보증 대출이 아닌 사업자대출이 나온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달 14일 선보인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은 최저 금리 연 3% 초중반(변동금리)에 최대 한도가 1억원이다. 대출은 전면 비대면으로 실행되며 별도 보증과 담보물 없이 개인 신용에 따라 한도를 부여 받는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에 소상공인에 특화된 심사기준을 반영해 금리와 한도를 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연내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1분기 중에, 카카오뱅크는 하반기에 해당 상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관건은 CSS다. 개인사업자는 매출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책정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토스뱅크의 경우 모회사 토스에서 개인사업자의 매출 관리 등을 제공하는 ‘사장님’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따라서 해당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 토스뱅크가 타 은행 대비 비교적 빨리 개인사업자대출 출시가 가능했던 이유도 이런 데이터 확보가 빠르게 가능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같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등과 협력이 예상된다. 두 회사는 이미 지난해 3월 데이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케이뱅크 역시 최대주주인 BC카드와 결제 데이터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주담대 출시하고 이자 낮추고=비대면 주택담보대출도 인터넷은행들이 차기 수익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시장이다. 주담대 시장 규모는 지난달 기준 약 781조원이며 지속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22일 비대면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예고했다. 앞서 케이뱅크가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상품을 2020년 8월에 출시했지만 주택 구입 자금은 가능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은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구입 자금, 기존 주택담보대출 대환, 생활안정, 전월세보증금반환 대출을 취급한다.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은 6억3000만원이다.

금리는 혼합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선택할 수 있으며 17일 기준 최저 2.94%다. 대출금리는 여타 시중은행보다 약 1%포인트 낮은 편이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보다 낮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송호근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금리 관련 질문에 “최근 시중의 기준금리들이 자주 변동하고 여러가지 규제, 시장환경, 경쟁환경에 따라 우대금리 등 금리정책이 많이 바뀌어서 조심스럽다”면서도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와 만기, 한도에 따라 금리 차등이 있기에 특정한 금리수준을 말씀드리기보다는 타행보다 평균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중간에 대출을 상환할 경우 지불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올해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아담대 금리를 낮췄다. 해당 상품은 대환대출(최대 10억원), 생활안정자금대출(최대 1억원)을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아담대 누적 취급액 1조원 돌파를 기념해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 금리를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이로써 케이뱅크 아담대는 최저금리 연 3.11%(18일 기준, 금융채 6개월 연동)을 나타내고 있다. 인하된 금리는 총 한도 1000억원까지 우선 적용된다.

케이뱅크는 추후 아담대 상품을 구입 자금까지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히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뱅 여신 라인업 확대…“개인 신용 넘어”=인터넷은행들의 이같은 행보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지침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에 제시한 가계대출총량 증가 목표 수위를 작년(5~6%)보다 올해(4~5%) 더 높게 제시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더 완화된 목표치를 부여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출 규모 자체가 작은 인터넷은행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전체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향후 신사업 진출이 제한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일부 신용대출 상품을 제한하기도 했다. 올해도 유사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인터넷은행들이 신용대출 의존도가 높다면 수익성 하락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대면 영업에 제한이 있어 기업대출에 바로 뛰어들기 어렵다”면서 “개인사업대출 같은 경우 총량관리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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