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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에 옷자락이 젖어도 괜찮아, 서해랑길 1800㎞
해남 땅끝탑~강화 평화전망대 3월 개통
정태춘 서해에서 감성 고요히 잡아주는손
유달산,퍼플섬,명승 병바위,보령해저터널
태안 200만 자원봉사 유류피해극복 감동
서산 오지리 갯벌 ‘머드맥스’, 오지게 유쾌
성지순례 당진의 석양, 평택호변 길 사색
연안부두 감성, 강화평화전망대 통일 염원
태안 꽃지의 석양
고창 병바위는 국가 지정 명승으로, 그속엔 변씨형제의 효심이 깃든 두암초당이 아슬아슬하게 착상했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아, 내 마음 부러울 것 없어라.” 주현미의 ‘해남아가씨’를 읊조리며, 해남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쪽바다 해안 5000리 ‘서해랑길’을 떠난다.

진도아리랑, 목포의 눈물, 흑산도아가씨의 이야기를 거치며 짙어진 감성은 방탄소년단(BTS)의 ‘보라해’와 같은 신안 퍼플섬에 이르러 세계최고의 마을을 거니는 유쾌함으로 변한다. 영광 법성포에서 보리굴비 정식 한 상 비운 다음, 모시떡 입에 물고 충청도로 나아간다.

신안 퍼플섬

정태춘이 ‘서해에서’라는 노래를 통해 읊조리듯 ‘눈물에 옷자락이 젖어도 고요히 잡아주는 손’ 같은 서해랑길에서 낭만을 품고 걷다가, 보령에 오면, 최근 개통된 국내 최장 해저터널 기술을 보고 놀란다.

태안에 이르러, 꿈을 품은 젊은이와 치료가 필요한 어르신을 인천 거쳐 서울로 데려다주는 ‘만리포 사랑’ 똑딱선 자취를 만난다.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은 ‘IMF 금 모으기’ 같았던 200만 국민의 태안 유류피해 극복, 생태 복원의 온정으로 진화했다. 기념관 ‘명예의전당 키오스크’는 당시 말없이 봉사만 하고 돌아갔던 ‘숨은 영웅들’의 셀프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가로림만 서산지역 오지리 ‘머드맥스’ 어르신의 역동적인 갯벌경운기 어로 영상은 세계를 감동시켰다.

▶춘삼월 열리는 땅끝-머드맥스-연안부두 감성길= 서산 가로림만에서는 시끌벅적해진다. 할리데이비슨 보다 힙하다는 바지락 경운기부대 ‘머드맥스’가 요란한 환대를 해준다. ‘키맨’ 모자를 썼던 아저씨 등 주민 한 명 한 명이 세계적인 ‘Feel The Rhythm of KOREA’ 뮤비 스타들이다. 고된 노동을 신나는 축제로 만든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많은 딸과 아들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가.

당진, 아산, 평택, 시화, 안산의 임해산업단지 사이사이엔 청정생태 여행지가 의외로 많으니 잘 살펴보자.

충남 당진은 솔뫼성지~신리성지로 이어지는 성지순례와 일출-일몰을 한곳에서 보는 왜목 등으로 유명하다. 아산과 가까운 삽교놀이동산은 석양 명소이기도 하다.
안산 대부도 바다향기 수목원

“어쩌다 한 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 싣고 오길래..” 인천의 ‘연안부두’가 다시 마음을 짠하게, 혹은 뭉클하게 한다.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출발점 팔미도이야기, 월미도의 사랑이야기, 숱한 이방인들의 희망 이야기 등 연안부두는 한국현대사를 짊어진 ‘한강의 기적’ 전야제 같은 곳이다.

여행자는 다시 북으로, 개경과 함께 고려의 수도였던 강화 통일전망대까지 걸으며, 종전 선언·평화 통일·고토 회복을 꿈꿔본다.

서해랑길이 3월에 열린다. 4544㎞ 남한의 ‘코리아둘레길’ 중 1800㎞ 서쪽바다길을 말한다. 리아스식 해안의 서해랑길이 미끈한 동해안 해파랑길의 2.4배나 되고 4면 중 가장 길다. 이미 동해안 해파랑(750㎞), 남해안 남파랑(1470㎞)길은 열렸고, DMZ 평화누리길(524㎞)은 지금 연결 작업이 한창이다.

유달산 1등바위 꼭대기에 있는 엄지척 ‘좋아요’ 바위

▶해남~영광= ▷해남-영암(9개 코스)= 송호리 땅끝탑, 송지해변, 고천암방조제, 산소버스정류장, 우수영, 예락-학상마을, 오시아노해변, 목포구항로표지, 해남광장휴게소 ▷진도(7)= 벽파항, 진도용장성, 남도국악원, 배중손장군사당, 봉암저수지, 쉬미항, 나리방조제 ▷목포-무안남부(6)= 갓바위, 유달산, 무안공항, 동암리, 이기촌, 조금나루 ▷무안북부-신안(10)= 홀통해변, 지도체육공원, 송도항, 태평염전, 해저유물발굴비, 송도항, 점암, 감정마을, 황토갯벌랜드, 마산마을 ▷함평-영광(8)= 태통산, 돌머리해변, 함평항, 흥국염전, 백수해안로, 길용저수지, 법성포, 구사포

땅끝탑 앞 태평양 방향 뱃머리 모양 전망대
서해의 시작, 해남 송지해변 일몰 직후 풍경

해남 ‘땅끝’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대륙의 시작이다. 10m높이 뾰쪽 땅끝탑 해안절벽 난간 전망데크는 뱃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태평양으로 뻗어가는 우리의 기상을 표현했다. 땅끝전망대에서 북서쪽 해안으로 향하면 송지어촌체험마을과 중리길을 만나는데, 바다위에 떠 있는 죽도과 중도 사이 붉은노을을 끼워넣는 석양은 숨겨진 인생샷포인트이다.

목포 해상케이블카 중간기착지 유달산에 서서 일등바위 꼭대기 SNS ‘좋아요’ 표시처럼 생긴 엄지척 바위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영광 칠산타워

칠산타워가 반기는 영광은 백제 불교 전래지, 굴비의 고향, 효심과 나눔을 품은 매간당고택, 숲쟁이 방어진지 등 상업,군사,문화교류의 중심지였다. ‘불타오르네’ 백수해안산책로 붉은 노을에 조응하는 불갑의 붉은 상사화는 가을에, 조선의 방어진지에서 지금은 국민공원이 된 숲쟁이의 철쭉, 나팔꽃, 등나무꽃 등 보라계통의 꽃은 봄에 핀다.

▶고창~서산= ▷고창 & 부안(10)= 동호해변, 도솔암, 선운사입구, 줄포만, 곰소항, 격포항, 변산해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파크, 석천휴게소 ▷김제 & 군산(5)= 은파리, 새창이다리, 군산호수, 근대역사박물관, 금강하구언 ▷서천-보령-홍성(8)= 월포마을, 선도리갯벌, 춘장대, 무창포, 대천, 충청수영성, 천북굴, 궁리 ▷서산남부-태안남부(5,지선3)= 간월암, 몽산포, 연포, 안흥염전, 파도리, 만리포, 취평2리, 해미읍성 ▷태안북부-서산북부(11)= 의항, 신두리사구, 학암포, 만대항, 솔향기캠핑장, 청산리나루터, 금굴산, 팔봉갯벌체험, 서산창작예술촌, 서산글램핑, 삼길포항

고대 풍어를 기원하는 해양의식이 거행된 국가지정 사적 부안 죽막동 유적
군산 구불길

변씨 형제의 효심으로 아로새겨진 고창 선운산자락 명승 병바위 속 두암초당과 목가적 풍경의 상하농원, 고대 해양제례의식 자취가 남은 부안 죽막동 국가 지정 사적과 채석강의 눈부신 석양을 거쳐, 운치 있는 군산 구불길을 지난다.

우주기지 닮은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을 지나 보령으로 나아가면 두 달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이자 국내 최장의 보령해저터널이 태안방향으로 뚫렸다. 서해랑길에서 꼭 들러봐야할 곳이다.

보령 해저터널

보령에선 4월 머드테마파크가 완공되고 대천 머드의 향연이 부활한다. 보령시는 대명 소노 등과 함께 원산도를 중심으로 예술섬 삽시도, 치유의섬 고대도, 레저의 섬 장고도, 어촌문화의 효자도를 엮어 ‘오섬 아일랜드’로 단장한다.

홍성 광천굴 새우젓 단지들

홍성 쪽으로 가면 국민 밑반찬 광천김 공장 옆 광천토굴 새우젓의 건강성을 흡입하고, 해저터널로 가까워진 태안에선 라군에 반영된 솔숲 사이 일몰이 기가 막힌 운여해변과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의 감동을 마주한다.

가로림만 바지락 경운기부대 머드맥스의 집결지 서산 고창개를 지나 성지순례의 메카 당진에 이른다. 솔뫼성지와 가까운 당진 삽교놀이동산은 해질녘 운치가 더 멋지다.

평택호 수변데크 사색의 길. 반려견도 뭔가 사색에 잠긴 듯 하다.

▶당진~강화= ▷당진-아산-평택(7, 지선3)= 장고항, 석문방조제, 복우리나눔숲, 삽교호, 아산호, 평택호, 수도사, 내포문화숲길, 둔군봉, 합덕수리민속박물관 ▷화성-안산-시흥(7)= 궁평항, 전곡항, 대부도, 베이스볼파크, 돈지섬, 오이도, 월곶 ▷인천-김포(6)= 논현포대, 학인에코테마파크, 자유공원, 계양산성, 검암역, 수안산생태원 ▷강화(4)= 전등사, 건평나루, 망월돈대, 강화평화전망대

경기도에 접어들면 공업지대로만 알려진 평택-시화를 만나는데, 우리는 그간 평택호관광지 수변데크 사색의길, 시흥 갯골생태공원, 안산 대부도 바다향기 수목원과 옥구공원 등 생태관광명소의 가치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듯 하다.

강화 평화전망대

강화도에는 단군의 직계 후손 3명이 쌓은 삼랑성 아래 전등사가 있다. 고구려 소수림왕이 세운 전등사 대웅전 불상옆 기둥과 윗벽에는 먹 글씨가 빼곡하다. ‘미스터 선샤인’ 병인·신미양요 때 강화를 지키던 병사들이 남긴 기도문과 이름들이다. 전등사는 전란때 마다 수군과 민병대의 사령부였다.

통일되기 전 상황의 서해랑길 종점인 강화평화전망대에선 황해도 개풍군 유정동과 탄동 마을, 해장포의 생활상과 빼어난 산세로 ‘경기 5악’이라고 불리는 송악의 모습이 육안으로 보인다. 북으로, 요동으로, 더 나아가고싶은 서해랑길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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