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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관리는 경제의 한축…투자부터 M&A까지 가교역할” [人터뷰]
‘국내 1세대 PB’ 박경희 부사장
30년 넘게 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전담
자산 100조 대한민국 부자 전문가
부자들 성공비결? 잘아는 분야에만 투자
세상 변화흐름 읽어내는 ‘인사이트’ 필요
모르는 분야 열공 노력…일희일비 안해
박경희 삼성증권 부사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금융센터에서 초고액자산 100조 시대를 연 삼성증권의 WM 전략에 대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개인의 자산이 축적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자산관리가 중요해졌죠. 자산관리는 부수업무가 아니라 금융 영역에서 하나의 독립된 중요한 업(業)이 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자산을 건전하게 관리하고 성장시키는 것은 국가 경제에도 중요하죠. 개인의 부를 지켜주고 늘려주는 선한 비즈니스가 바로 자산관리죠”

박경희 삼성증권 삼성타운지역 본부장(부사장)은 국내 1세대 프라이빗뱅커(PB)다. 30년 넘게 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를 전담해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증권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 전담 점포를 도입한 가운데 현재까지 3300명의 고객을 확보했으며 이들의 자산은 100조원을 넘어선다. 대한민국에서 부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손꼽힌다. 그가 파악한 부의 비결은 간단하다.

“초고액자산가들은 일명 ‘카더라’ 같은 정보로는 절대 투자에 나서지 않아요.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하죠.자산관리에 필요한 데 잘 모르는 분야라면 잘 알 때까지 공부하고, 이해한 후 투자하죠. 이해하고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투자가 이뤄져서 그 과정에서의 출렁임을 버틸 수 있죠”

자산관리업이 성장하려면 탄탄한 고객 기반과 이를 투자로 이어주는 금융기관의 역할 중요하다고 박 부사장은 강조한다. 상품 경쟁력 갖추려 해도 투자자 기반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도 잘 읽어야 한다. 부자들은 PB들에게 자산을 맡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투자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자들은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고 그 흐름에 따라 자산을 배분합니다. 4 년, 8년, 심지어 12년까지 투자기간이 긴 상품에도 투자하죠. 이들은 상품뿐만 아니라 상품을 운용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싶어 합니다. 자산가가 직접 투자주체를 만나 투자 철학, 운용 전략 등을 듣기도 하죠. 고객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게 저희들 역할이죠. 고객들이 저희에게 도움을 받는 듯 보이지만, 사실 저희가 고객들께 배우는 것도 아주 많습니다”

삼성증권은 일찌감치 기관투자자들의 영역으로 꼽히는 글로벌 사모대체 상품을 초고액자산가에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2020년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에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기회를 마련했고, 현재는 프라이빗 딜, 비상장주식 투자, 벤처캐피탈(VC) 투자 등까지 다룬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은 초고액자산가들이 기관투자자처럼 투자하는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 시장에서도 선구자이자 압도적인 선두주자로 꼽힌다. 증권업계 연봉 1위가 삼성증권 PB에서 계속 배출되는 점은 그 반증이다. 자산관리는 투자은행(IB) 등 회사의 다른 사업부문과도 시너지를 발휘 한다. IB가 발굴한 투자처를 고객에 연결되기도 하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IB가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는 사례다.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며 자금 조달이 필요하고 이는 초고액자산가들에게 투자 기회가 됩니다. 과거에는 상장 후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많았다면 이제 발행 시장에서 일이 많아지고 있어 PB가 이에 대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죠. 비상장 기업의 경우 본사의 리서치센터가 먼저 검증을 하고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기업의 경영진을 섭외해 고객이 회사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는 과정을 거치죠. 이 과정에서 투자 성사는 물론 인수합병(M&A)까지 진행되기도 합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부자들이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비결도 박 부사장은 소개했다.

“고액자산가들은 시장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요. 시장의 변동성에 크게 노출되지 않도록 분산 투자를 해둔 덕분이죠. 자산의 변동성 관리도 잘 하죠. 이들은 바닥에서 꼭지로 올라갈 상품을 찾기보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를 파는 투자를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박 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뜨겁게 불고 있는 자산투자 열풍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에는 부동산으로 대부분의 자산을 형성했지만 이제는 금융자산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해야 합니다. 투자를 할때 단기간에 요구하는 수익률 크다면 그만큼 위험을 부담하는 포트폴리오가 불가피합니다. 자산이 크신 분들은 ‘1년에 2배’ 보다는 ‘7년에 2배’ 정도로 접근합니다. 연평균 12~13% 정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처와 자산을 노리시죠. 길게 보려느 당연히 공부도 열심히 하시구요. 부자들의 투자법은, 부자가 되려는 이들의 투자법으로도 유용하다고 봅니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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