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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비대면 시대, 모바일 신분증의 역할 기대한다

‘비대면의 시대’다. 2년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우리 일상 곳곳에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빠르게 자리 잡았다.

각종 민원 업무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은행, 편의점, 전자제품 등의 매장에서 신기술을 접목한 무인 점포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가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경제활동뿐 아니라 예술·교육·행정 등 각 분야의 오프라인 활동이 점차 온라인 가상 공간으로 이동하며 현실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각종 사회·경제적 활동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신원증명이 기반이 돼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이원화된 기존의 신원증명 체계는 이용편의성, 분실 및 위·변조 가능성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생체인증, 블록체인 등의 혁신 기술을 활용해 보안과 편의성을 높이고 온·오프라인의 경계없이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2019년 발표한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에 따라 모바일 신분증 도입을 준비해왔으며, 그 첫 단계로 올 1월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 도입으로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가장 먼저 국가 차원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하게 되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모바일 신분증 시대를 향한 첫 관문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신원증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신원증명 체계의 핵심은 ‘편의성’과 ‘보안’ 그리고 ‘자기주권신원(SSI·Self-Sovereign Identity) 실현’이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기존의 플라스틱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개인의 스마트폰에 저장한 뒤 온·오프라인에서 신원 확인이 필요한 경우 편리하게 꺼내 쓸 수 있다. 계좌 개설, 대출 신청 등 은행 업무 이용 시 오프라인 창구에서 실물 신분증을 스캔할 필요 없이 모바일 운전면허증만 제출하면 본인 확인 절차가 끝난다. 무인 편의점에서 성인 인증이 필요하거나 렌터카를 예약할 때도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이용하면 된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분산ID(DID)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정보 주체로서 이용자 개인의 권한도 보장한다. 개인의 모든 신원정보를 발급기관이나 서비스 공급자의 서버에 일괄 저장하던 중앙집중식 신원증명 체계와 달리, DID 방식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개인의 스마트폰에 저장돼 필요한 정보만 선별 제출하고 사용 이력도 본인만 확인 가능하다.

정부는 시범 운영을 거쳐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활용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이어 국가유공자증, 장애인등록증 등 모바일 신분증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국제 표준화 논의를 통해 국가 간 호환성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모바일 신분증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해질 것이다. 모바일 운전면허증부터 시작될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전 한국정보보호학회장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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