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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독점 ‘연성 내시경’ 국산화 성공…5조 세계시장에 도전장
전기硏 창업기업 메디인테크 성과
암 오진율 30%→5% 이내로 낮춰
메디인테크를 공동창업한 이치원(왼쪽) 박사와 김명준 박사가 스마트 연성 내시경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그동안 일본 등으로부터의 100% 수입에 의존해왔던 연성 내시경이 국산화에 성공, 약 5조원 규모의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이치원·김명준 박사가 설립한 창업기업 ㈜메디인테크가 소화기 계통 연성 내시경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전문 투자사로부터 80억원의 투자 유치를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가 흔히 아는 내시경에는 신체에 들어가는 ‘스코프(Scope)’가 있는데, 이것이 굵고 딱딱하면 경성, 유연하게 휘면 연성이 된다. 연성 내시경은 환자의 통증을 크게 줄여주지만, 경성 내시경에 비해 화질이 좋지 못해 진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렌즈 등 모니터링 기술의 발달로 단점이 극복되고 있고, 의료 현장에서 특히 소화기 계통 분야에서의 병변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병원에서 이러한 소화기관용 연성 내시경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중 90%가 일본 제품이라는 것이다.

메디인테크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의 장점은 전동식 조작 방식을 도입해 사용자인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환자 몸속에서 병변을 탐지하는 스코프의 상하좌우 움직임을 일일이 수동으로 조작해야하기 때문에 의사의 피로도가 높고, 직관성이 매우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신형 기술은 마치 게임의 조이스틱을 이용하듯 상용 제품 대비 절반 무게의 핸들을 들고, 절반 수준의 손가락 힘으로 스코프를 움직일 수 있다.

또한 기존에는 모니터를 통해서 보이는 영상으로만 검진과 치료를 하다 보니 의료진에 따라 맹점이 발생하거나 병변 진단이 누락되는 등 오진이 발생했지만, 이 장비는 병변을 자동으로 탐지하여 오진률을 기존 30%에서 5%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첨단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내시경에 탑재했다. 이번 성과는 위암과 대장암 등 인류 최대의 난적인 암 치료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화기 계통의 암은 조기 진단했을 경우 생존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내시경의 중요성이 대단히 크다. 미국의 시장 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소화기 계통 연성 내시경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치원 박사는 “소화기 계통 암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의술 능력은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의료장비는 100% 일본 등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나라만 해도 연간 2천만건 이상 내시경을 활용한 검진 및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장비의 국산화가 이루어지면 국가 차원에서의 사회적 비용 감소는 물론, 의료 기술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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