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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대체육이 만들어나갈 경제 선순환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육가공 업체의 공장들이 잇따라 폐쇄돼 육류 공급망이 무너지고 가격이 상승하며 육류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지속 가능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육류대체식품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체육은 육류와 유사한 맛, 식감 등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대체식품 중 하나로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대체육시장 규모는 53억4800만 달러로, 2016년 대비 40% 성장했다. 블룸버그 분석자료에서는 글로벌 대체육시장이 2030년 740억달러까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대체육 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 중 한국 식품기업 제품의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다행히도 현 상황의 반전을 꿈꾸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각각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그 성과를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과 영국 등에 대체육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풀무원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대체육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CJ제일제당은 대체육 관련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한 신세계푸드는 돼지고기 대체육으로 만든 콜드컷 햄을 개발해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에서 메뉴를 출시하고, 말레이시아 대표 식품기업인 마미더블데커와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베러미트를 활용한 할랄푸드의 개발에도 착수했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는 이슬람교도에게 대체육으로 만든 김치찌개, 부대찌개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 K-푸드의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실제 전 세계 이슬람 인구는 18억명이 넘을 뿐만 아니라 출산율도 3.1명으로 높아, 206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30%가 이슬람교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건식품이 보편화 되고 친환경이 강조되는 요즘, 이러한 범국가적 현상이 더 심화될 가까운 미래에는 대체육 소비와 그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 식품업계의 미래 먹거리산업 중 하나로 대체육 산업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 비단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우리의 식탁에 해외 대체육 제품이 오르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한국 식품기업이 친환경 시대의 유망 산업인 대체육시장을 선도하고 미래의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대체식품산업 육성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될 원천기술이야말로 한국 대체육 제품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다. 대체육으로 해외 신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한국 식품기업들의 과감한 도전정신에 기술 경쟁력이 더해진다면 유럽과 미국 등지의 대체육시장에서도 한국 제품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시장 우위를 바탕으로 대체육을 통해 탄소저감을 실천하며 국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뒷받침하는 한국 식품산업의 미래를 기대한다.

반충진 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교수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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