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영원한 우승후보 이제는 없네” 남녀 쇼트트랙 춘추전국시대
한국 30년 절대강자 지위 변화
中·헝가리·네덜란드 경쟁치열

‘영원한 우승후보’는 없다.

올림픽 쇼트트랙 메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고 험난해지고 있다. 아시아에선 사력을 다해 쇼트트랙을 키우는 중국이 있고, 유럽의 네덜란드, 헝가리,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북미의 미국, 캐나다 등 세계 정상을 노릴만한 강국이 즐비하다.

30여년 가까이 매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한국의 위상은 이제 달라졌다. 분명 강한 나라지만 못 이길 나라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 많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때 여자 3000m 계주나, 여자 1000, 남자 1500m는 ‘한국의 우승확률이 높은’ 종목 중 하나였다. 양궁의 한국이나, 탁구의 중국 같은 압도적인 전력차를 보여줬다. 김기훈 전이경 김동성 안현수 박승희 진선유 등 올라운드 선수들은 많은 월드컵대회서 한국의 종합우승을 이끈 ‘만능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 하더라도 네덜란드가 여자종목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탈리아 캐나다 등 전통의 강국이 여전히 경쟁력을 보인다. 남자부에서는 판정논란이 있긴 하지만 홈그라운드의 중국, 류샤오린 형제가 이끄는 헝가리, 캐나다 러시아 등이 한국을 힘들게 한다.

특히 수재너 쉴팅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배출하며 여자 쇼트트랙 강자로 떠오른 네덜란드의 존재는 위협적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강국인만큼 저변이 풍부해 언제 쇼트트랙에서 강세를 보여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한국과 경쟁구도를 이어갈 라이벌로 부상했다.

남자는 중국과 헝가리의 전력이 강력했다. 단거리에 특히 강한 두 국가는 한국이 유독 징크스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는 남자 500m에서 평창과 베이징 금메달을 가져갔다.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의 특성상 워낙 많은 사고(?)와 변수가 일어나기 때문에 기술과 파워가 뛰어나다고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는 건 아니라는 점도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500m 종목은 안쪽레인 배정여부, 스타트속도가 메달의 70~80%를 결정하기 때문에 내로라하는 강자들도 예선탈락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중장거리의 경우 스피드와 레이스운영 능력이 뛰어난 한국선수들이 강세를 보이지만, 최근에는 초반부터 힘을 앞세워 러시하는 유럽선수들의 경기방식도 먹히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은 꾸준히 뛰어난 선수들을 배출해왔고 놀라운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그 뒤에는 고질적이었던 파벌싸움, 각종 추문 등이 도사리고 있었고 이는 한국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었던 기간이 됐다. 이제 여러가지 문제와 적폐 등이 정리되면서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주력선수들이 베이징에 오지못하는 상황에서 여자 계주 은메달을 따낸 것도 한국 쇼트트랙의 저력이 드러난 경기였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