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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쇼크에 美금리 다음달 0.5%P ↑…‘빅 스텝’ 내딛나 [헤럴드 뷰-美인플레 급등에 시장 벌벌]
연준 내 목소리 커진 “더 강한 대응 필요”
빅뱅급 인상 현실화 가능성
50bp 오를 땐 2000년대 처음
블러드 “더 민첩하게 대응할 때”
7월까지 1%P ‘빅샷’ 불씨 댕겨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외관. [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 초강경 ‘매파’들의 목소리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연준이 잇따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강력한 시그널을 보냈음에도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넘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를 올리는 ‘빅 스텝’ 가능성이 커지는 기류다.

여기에 연준이 ‘양적 긴축(QT)’으로 불리는 대차대조표 축소시기를 앞당기는 등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색채를 더 강하게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힘 실리는 3월 0.5%p 인상…연내 6회 금리 인상 전망까지=로이터는“1980년대 초 이후 가장 강력한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더 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박을 미 연준이 받고 있다”며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빅뱅(Big Bang)’급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올해 예정된 금리 줄인상의 신호탄을 쏠 가능성이 커졌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이터]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이런 분석에 불씨를 댕겼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과거였으면 이런 보고서가 나온 후 연준이 곧바로 금리를 올렸을 것”이라며 “7월 1일까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공격적인 ‘빅샷(Big Shot)’이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날 공개된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5% 급등하며 1982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불러드 총재는 “나는 이미 매파적이지만 연준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내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며 “더 민첩하고,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오는 7월 1일까지 남은 3차례의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를 1%포인트 높이기 위해서는 한 번에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 연준이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건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1월 CPI가 발표되기 전까지 연준 고위 인사들이 다음달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데에 회의적이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전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는 CNBC방송에 출연해 “모든 선택지가 준비돼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선 3월 0.25%포인트 인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도 “반드시 0.5%포인트로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할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도 일제히 더 빠른 속도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데에 베팅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5회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3년에 3회, 2024년에 2회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방기금금리(FFR) 선물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Fed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CPI 발표 후 연준이 오는 3월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전날 24%에서 89.9%로 대폭 뛰어올랐다.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76%에서 24%로 급격히 낮아졌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단기금리전략 책임자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적 긴축, 당장 실시해야”=이런 분위기 속에서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양적 긴축도 더 공격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면 지금 당장 채권 매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나섰다. 그는 “연준이 ‘양적 완화(QE)’로 다음달 중순까지 (은행) 시스템에 (유동성을) 주입할 계획”이라며 “이젠 연준이 변화에 빨리 적응해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스터 총재도 “지난번에 양적 긴축을 했을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대차대조표 축소의 길로 가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면서 만기 전 주택저당증권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매도하는 안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에 나서며 늘어난 자산을 축소하는 조치를 뜻한다. 위기 전 4조2000억달러(약 5025조원)였던 연준 자산은 8조9000억달러(약 1경649조원)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미 연준의 노력에도 인플레이션 불길이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미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지난달 17~31일 미국 내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CEO의 약 75%가 공급 제약과 임금 인상 등의 장기화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억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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