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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치부심’ 롯데·‘디지털 원년’ 신세계…올해 유통가 ‘진검승부’[언박싱]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롯데쇼핑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든 유통기업들이 올해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진검승부에 나선다. 명품 매출 증가와 보복소비로 탄력받은 백화점 실적 강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나, 유통가는 이를 넘어서 온라인 시너지 극대화 등 이후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경쟁사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유통가 ‘맏형’ 체면을 구긴 롯데는 올해 절치부심에 나선다는 각오다.

롯데는 변신중…올해는 통할까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내 ‘보틀벙커’ 매장.[롯데쇼핑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리뉴얼한 점포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사업 총괄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 외부 인사 수혈로 변신에는 한층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매출이 15조58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줄고,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동안의 점포 폐점과 희망퇴직 등의 체질 개선 노력이 반영됐다고 보고 올해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중이다.

롯데의 변신을 먼저 알린 곳은 마트다. 지난해 말 기존 롯데마트를 리뉴얼 오픈한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년 동요일 대비 매출이 53.2% 증가했다. 전체 객수는 37.4% 증가했으며, 화제를 모은 초대형 와인샵 ‘보틀벙커’는 매출이 무려 5배(406.8%) 늘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첫선을 보인 창고형 할인점 롯데마트 맥스도 출발이 좋다. 송천점 264.5%, 상무점 301.2%, 목포점 244.1% 등 매출이 급상승했다.

올해 롯데쇼핑은 사업부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추진하며, 백화점의 경우 본점이 명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순차적으로 리뉴얼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연매출 2조원대로 전국 백화점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모습.[신세계 제공]

백화점업계는 공통적으로 명품에 힘입어 호황을 기록했으나, ‘지역 1번점’ 전략으로 명품 경쟁력을 극대화한 신세계가 가장 앞서고 있다. 신세계가 지난해 영업이익 517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도 명품의 힘이 컸다. 신세계백화점은 4분기에도 명품(41.9%)과 해외패션(32.5%)이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현대백화점은 명품 강화는 물론 지난해 오픈한 더현대 서울의 성공에 힘입어, MZ세대 트렌드를 잡는데 한발 앞서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온라인 경쟁력, 시너지 극대화는 공통숙제
[SSG닷컴 제공]

유통업계는 백화점 명품 호황을 넘어서서 올해 온라인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빠른 이커머스업계는 일찌감치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눈을 돌린 곳은 속속 성과를 내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일례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가 지난해 거래액 2330억원을 달성하며, 2016년 론칭 당시 27억원에서 5년만에 약 86배 증가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이마트가 인수한 지마켓글로벌(이베이코리아)과 시너지를 내고, 올해 SSG닷컴 상장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과제로 온·오프라인 모두 잘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는 여전히 매출, 영업적자 모두 부진한 모습이지만 사업부 간 거버넌스 조정 등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롯데온은 지난해말 기준 월평균 방문자가 전년대비 42.3% 상승하고, 구매자도 40.4% 상승하는 등 트래픽(MAU), 구매자수, 유효셀러수, 교차구매자 등 주요 지표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투자한 한샘, 중고나라는 물론 최근 인수한 편의점 미니스톱과 시너지를 내는 것도 올해 주요 계획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특수를 누려온 백화점 외 유통 사업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온라인 채널 비중 확대와 매출 감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며 “올해 전통유통업, 이커머스를 가리지 않는 역대 가장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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