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카드사들이 그동안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부가 혜택을 줄줄이 줄이고 있다.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규제에 따른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위축으로 수익 악화가 예상되면서 실적 감소분을 고객들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은 연초부터 각종 카드를 단종하거나 관련 혜택을 변경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대표적인 ‘혜자 카드(혜택이 많은 카드)’인 ‘The More’ 카드의 신규 발급을 올해 중단했다. 이 카드는 결제 금액에서 1000원 미만인 잔돈을 포인트로 월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적립해줘 인기를 끌었다.

KB국민카드는 오는 28일 ‘청춘대로 꿀쇼핑 알파 카드’의 신규 및 추가, 교체 발급을 중지한다. ‘청춘대로 꿀쇼핑 알파 카드’는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에서 건당 2만원 이상 결제 시 1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다.

NH농협카드도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했던 자사 카드의 갱신 및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혜자 카드 발급 중단 뿐 아니라 기존 카드 혜택도 줄어들고 있다.

신한카드는 커피 가격 상승을 이유로 내달부터 ‘디저트Pick(커피형)’ 서비스 이용료를 기존 5200원에서 5500원으로 올린다. 이 서비스는 매월 원하는 디저트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신세계 제휴 알라딘 3% 청구할인 서비스를 오는 3월말로 종료한다.

우리카드는 3월부터 코라아세븐에서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에서 현금 서비스 이용 때 기기 이용 수수료를 기존 800∼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린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2월 SK엠앤서비스를 종료했고, 올해 들어 SKT·KT 제휴몰 제휴 계약을 끝냈다. LG전자 렌탈몰 제휴 계약도 지난달 27일 종료했다.

지난해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였던 카드사들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카드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등 8개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2조2269억원으로, 2020년 전체 순익 2조607억원을 뛰어넘는 수치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수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부가 혜택 축소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영세·중소 카드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0.5∼1.5%로 경감되면서 이에 따른 수수료 감소분 4700억원은 카드사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금융당국의 가계 부채 관리 강화로 올해부터 카드론이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되면서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카드론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이 줄어드는 데다 작년에 효자 역할을 했던 카드론마저 정부 규제로 수익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불투명한 대내외 경영 상황과 제휴사의 사정 등을 고려해 카드 단종과 부가 혜택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