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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송한 주택시장 감별하는 법[부동산360]
청약 경쟁률 34.1대1인데 찬바람 분다고?
낙찰가율 103%도 ‘얼어붙은’ 경매시장?
12개월 후 집사겠다는 늘었는데 매수심리 위축?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요즘 주택시장 관련 뉴스를 보면 좀 아리송하다. ‘찬바람 부는 청약시장’, ‘싸늘해진 아파트 청약’ 같은 제목이 검색돼 내용을 보니, 올 1월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15.5대1로 지난 한해 평균(19.7대1)보다 낮아졌다는 내용이다. 특히 서울 경쟁률은 34.4대1로 작년(164.1대1) 의 ‘5분의1’ 토막이 났단다. 경쟁률 34.4대1을 ‘찬바람’으로 불러도 되나?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도 꽁꽁’, ‘경매시장이 얼어붙었다’ 같은 제목이 검색돼 확인해 보면 1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3.1%로 지난해 10월(119.9%) 보다 16.8%포인트 낮아졌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10월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때다. 역대급 과열 시기와 비교해 가며 ‘꽁꽁 얼었다’고 하는 게 제대로 된 상황 전달일까. 낙찰가율이 100% 이상이라는 건 여전히 경매시장에서 대부분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몇 년 전 만에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80%대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시장의 하향 안정세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했다. 그가 근거로 삼은 자료는 정부 공식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1월 넷째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는 2020년 5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0.01%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그런데 금융권에서 대출 자료로 활용하는 KB국민은행의 ‘주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올라 3주 연속 0.03% 오름폭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공식 통계기관은 집값이 떨어진다는 데, 민간 은행의 집값 조사 결과는 여전히 오름폭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 쪽이 현실과 더 가까울까.

7일 통계청은 ‘1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통해 지난달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세는 2.9%, 월세는 1.1%의 상승률을 보였는데, 전세 상승폭은 2017년 8월(2.9%)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전세는 0.2%, 월세는 0.1% 상승해 1년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홍 부총리가 “전세시장도 매매가 하락, 매물 누적 등으로 수도권은 하락 전환하고, 서울도 상승세를 종료했다”고 진단한 것과 엇박자를 보이는 뉴스다.

국책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21년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지수’엔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 수도권 거주자들에게 주택구입계획을 물었더니 ‘3개월 이내‘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2.8%에 불과해 연초(1월 기준 6.6%) 보다 대폭 줄었다. 그런데 ‘12개월 이후’라고 답변한 사람은 같은 기간 76.6%에서 78%로 오히려 늘어났다. 3개월 이내 집살 사람에 집중하면 주택 매수세는 크게 위축됐다. 그런데 12개월 이후 집 사겠다는 답변에 주목하면 주택 매수세는 여전히 살아 있다.

지금 주택시장은 ‘억대 하락 줄이어’란 뉴스와 ‘여전히 신고가 찍는 수도권 아파트’란 기사가 동시에 검색되는 시기다. 대출규제로 매수세가 위축된 게 사실이고 거래량이 역대급으로 줄면서 경향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소규모 거래 사례 중 어떤 것에 집중 하냐에 따라 시장 판단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기저효과’를 집값 추세로 판단해선 안된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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