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 금리인상과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의문

요즘 주택시장의 가격 안정세를 넘어 하락세도 관측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 대한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과연 국내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 가격의 안정세를 담보할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금리 변동이 국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별로 차별화돼 발생한 관계로 일관성을 찾기 힘들다.

노무현 정부로 거슬러 올라가면 금리 인상기로 수도권은 급등세를 이어갔으나 지방은 안정세에 가까웠다. 금리 하락기였던 이명박 정부로 넘어가서는 수도권은 하락세를 상당 기간 유지했으나 지방은 오히려 급등세로 전화했다.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유지했던 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침체된 수도권 주택시장의 반등이 시작되고 지방 역시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는 보기 힘든 동조화 현상이 관측됐다. 단기적인 금리 인상 이후 다시 인하기로 진입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초반 급등세를 가속화한 서울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추세를 벗어난다고 보기 힘들었다. 다만 후반 코로나 사태의 시작과 동반된 초저금리로의 진입은 안정세를 유지하던 경기도나 지방을 포함한 전국적인 급등세로 전환됐다.

이렇듯 금리 변화에 따른 국내 주택시장의 영향은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국내 주택시장의 경우 제도권 금융이 아닌 전세와 같은 비제도권 금융으로 레버리지가 조달되는 구조를 강하게 갖고 있다는 점, 정부의 지역별로 극히 차별적인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의 편차가 존재했다는 점 등이 이러한 일관성 없는 금리 변동에 대한 주택시장의 반응을 만들어낸 원인이라고 유추해본다. 그렇다면 이번 금리 인상 랠리가 국내 주택 가격을 안정세를 넘어서 버블의 붕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급락세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있을까.

이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보조적으로 국내 주택 가격이 정말 붕괴될 만큼 높은 수준으로 올랐느냐에 대한 판단이 추가로 필요하다. 특히 상당 기간 하락기를 겪었던 수도권 전체의 경우 단기간의 가격 급등으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실거래가 자료를 이용해 산정된 소득 대비 주택 가격비율(PIR)은 2020년 현재 타 국가들의 주요 대도시권과 비교해보면 유난히 높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높아서 떨어져야 한다면 수도권 중 경기도나 인천시로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수도권의 중심도시인 서울시(17.7)의 경우 뉴욕 대도시권과 로스앤젤레스 대도시권의 중심도시인 뉴욕시(10.6)와 로스앤젤레스시(12.3)와 비교해 차별화돼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랫동안 지속된 가격 급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가 누적된 지 오래임에도 시장에서의 주택 공급은 그리 확대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초반 박근혜 정부 시기 확대된 인허가물량 여파로 입주물량이 늘어났지만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선택의 결과로 문재인 정부 기간 수도권의 주택 인허가물량은 박근혜 정부 시기 정점이었던 43만호의 절반에 가까운 25만호 수준으로 떨어진 게 아픈 사실이다. 서울 역시 4만호 수준을 유지하던 아파트 입주물량이 21년 3만호, 22년 2만호 수준으로 급락한다는 사실에 대한 불안이 크다.

가격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공급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라는 외부 요인에 대한 가격의 조정은 전·월세시장의 불안이라는 또 다른 문제점을 촉발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을 되새기면 상당 기간 가격 하락기를 유지했던 이명박 정부 시기 아파트 전세가는 오히려 연간 10%에 가까운 급등세를 유지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수도권 월세가의 상승세는 부동산114 월세지수로 연간 10% 내외의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요즘 관측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가격 안정세를 반가운 마음으로 바라보기 힘든 이유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thin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