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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한적? 결정적?…첫 발 뗀 TV토론, 지지율 영향 ‘주목’ [정치쫌!]
21일부터 3회 법정토론, 8일도 4자토론 추진
“TV토론, 표심 변화 미치는 영향 적다”지만…
20대 대선, 높은 비호감도·중도층 비율 ‘변수’
“토론 중 실언, 대형 악재”…실수 줄이기 안간힘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심상정 정의당·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제20대 대통령 선거까지 한 달여를 앞두고 대선 정국이 본격적인 TV토론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TV토론이 중도·부동층 표심과 전체 판세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집중됐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윤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여야 대선후보들은 오는 21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3차례 법정토론(21일 경제, 25일 정치, 내달 2일 사회)에서 차례로 격돌한다. 지난 3일 첫 TV토론에서 맞붙은데 이은 것이다. 여기에 오는 8일에도 한국기자협회가 4자 토론을 추진 중이다.

TV토론은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 미래비전 등을 한 자리에서 검증,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 자연히 국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다. 실제 지난 3일 방송된 첫 번째 4자 토론의 합계 시청률은 39%(전국기준, 닐슨코리아)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5년 치러졌던 15대 대선 이후 최고치다. 각 당 후보가 선출된 지 두 달여가 넘었지만 처음으로 성사된 TV토론이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후보들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도 TV토론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5.7%, 이 후보는 40.0%를 기록하며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내 경합을 벌였다. 이어 안 후보 6.9%, 심 후보 2.7% 순이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헤럴드DB]

그러나 정작 역대 대선에서 TV토론이 ‘표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선은 극심한 진영대결 양상을 보이는데다, 통상 TV토론은 지지 후보를 바꾸기 보다는 기존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내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4일 YTN라디오에서 “TV토론이 미국에서 1960년부터 시작했는데 트럼프와 힐러리 선거 때를 봐도 토론이 (승패에) 영향을 안 주지 않았나. 이미 유권자들은 (TV토론과 관계없이 지지 후보를) 결정을 했는데”라며 “저는 이번 토론(첫 4자 토론)도 결정적인 영향은 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후보가 3차례 토론에서 모두 압승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국 트럼프 후보에 패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국내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7년 한국정치학회의 ‘제19대 대선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지난 19대 대선이 끝난 후 ‘토론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후보’로 꼽힌 후보는 심상정 후보(44.2%)였다. 이어 유승민 26.8%, 문재인 14.4%, 홍준표 6.9%, 안철수 1.9% 등의 순이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리허설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연합]

반면, TV토론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역대 대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대선의 경우 주요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고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승패의 ‘캐스팅보트’가 될 중도·부동층 비율도 20% 안팎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KBS 의뢰, 지난달 27~29일) 결과, 지지 후보가 없는 응답자의 56.8%가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또, 지지 후보가 있는 응답자의 31.6% 역시 TV토론 결과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서던포스트 여론조사(CBS 의뢰, 지난달 28~29일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무려 75.6%가 ‘TV토론이 지지 후보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매우 그렇다 33.4%, 어느 정도 그렇다 42.1%)“이라고 답했다.

여야는 저마다 TV토론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상태다. TV토론이 지지율과 판세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와 별개로, TV토론에서 ‘실언’이 나올 경우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된 토론에서 나온 말실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는가 하면, 영상, 캡쳐 사진 등으로 재생산 돼 희화화될 가능성도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통 국민적 관심이 높은 토론에서는 서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애쓰다보니 무난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파급력이 별로 크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공방이 오가는 과정에서 대형 말실수라도 나올 경우 중도·부동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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