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8년만에 90달러, 곧 100달러…유가급등, 금리불길 더 키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안 커져
각국 중앙은행 긴축행보 가속
국채금리 급등, 증시 부담 가중

[헤럴드경제=양대근·김현경 기자] 미국산 원유가격이 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대를 돌파했다.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자극하면서 전세계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반영해 주요국 국채 금리도 연일 고공행진이다.

3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2.01달러(2.28%) 급등한 배럴당 90.27달러로 마감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초다. 지난 주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미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었다.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면서 유가가 곧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유 시장은 극도로 위축된 상태로, 생산에 있어 조금의 차질이 생겨도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면서 “조만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가 급등과 시장 변화에 대한 각국의 대응도 본격화하고 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서두를 명분이 커지고, 환율과 채권금리 모두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글로벌 장기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83%까지 상승하며 2%대 돌파를 사정권에 뒀다. 영국의 10년물 국채금리도 각각 1.37%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도 1.664%로 2020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매입 속도를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3월말까지 코로나19 대응 채권 매입을 중단하기로 한 기존 입장에 더해, 매입 속도에도 제동을 걸기로 한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또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면서 작년말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으로 예측한 것과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지난 1월 기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5.1%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같은 날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작년 12월 3년여 만에 첫 인상을 단행한 뒤 곧바로 금리를 올린 것으로, 이렇게 두 번 연속 금리를 인상한 사례는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이외에도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인상했고, 캐나다 중앙은행도 곧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세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했고,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겠다는 결의를 표명했다”면서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위험을 초래하는 정책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