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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 치솟은 원자재가격…배터리업계, 소재 확보 사활
합작법인 설립 등 원재료 조달 총력
리튬·니켈·코발트 가격 급등
일부서는 ‘자원 무기화’ 현상도
LG엔솔, 벌칸에너지 등과 협력
SK온·삼성SDI, 지분투자 나서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포스코 제공]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탄소 배출 제로’를 선언하며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서다.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 배터리 산업을 비롯해 전기차 시장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은 ㎏당 362.5위안(1월 28일 기준)으로, 작년 초(48.5위안)보다 647.4% 올랐다.

니켈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작년 초 t당 1만7344달러에서 31.2% 증가한 2만2750달러 수준이다. 코발트 가격도 작년 1월 가격의 2배 수준인 t당 7만 달러를 돌파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공급 부족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례 없는 수요 증가에 보조를 맞추려면 신규 프로젝트가 이뤄져야 하는데, 환경 단체의 반대 등으로 신규 광산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최근 세르비아 정부는 환경 문제를 이유로 호주 리튬 채광 업체 ‘리오틴토’의 자국 내 광물 탐사 허가를 취소하기도 했다.

단기적인 생산 차질 이슈도 있다. 리튬의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중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질 개선을 위해 리튬 생산을 억제하고 있다.

니켈의 경우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수출 통제를 예고하면서 향후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스테인리스강에 주로 쓰이는 니켈선철(NPI)과 페로니켈(니켈철)에 수출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발트가 절반가량 매장된 아프리카 콩고에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며 물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소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터리 기업이 직접 광산업체와 공급계약을 맺거나 광산지분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재 확보를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말 독일 ‘벌칸에너지’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 동안 수산화리튬 4만5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자동차 1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리튬 생산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중국에 의존하던 리튬 공급망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칠레 리튬 생산업체인 SQM과 2029년까지 리튬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어 캐나다 시그마리튬, 호주 라이언타운 등 리튬정광(수산화리튬의 원료)을 생산하는 광산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그룹 차원의 합작법인 설립도 이어지고 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중국 EVE에너지와 양극재 합작법인을 세우고, 양극재를 공급받기로 했다. SK온은 지난 2019년 스위스의 ‘글렌코어’와 2020년부터 5년간 코발트 약 3만t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 기업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매입, 리튬 확보에 나섰다. 또 QPM의 테크프로젝트를 통해 3~5년간 니켈을 매년 6000t씩 공급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장기 공급계약 체결 등을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응했지만, 최근에는 지분투자, 전략적 파트너십 등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원자재 수급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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