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지난해 11월초, 파리 주재 한국문화원에서 수십명의 프랑스인들은 한류전도사 안은미 선생에게 둘러싸여 눈물의 파티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눴다.

현대무용가·안무가인 안은미 예술감독이 스승 노릇을 하면서, 한류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다 마침내 흠뻑 빠져버린 현지인 제자들이 함께 기획한 ‘몸의 정원’ 춤프로젝트, 수료식 풍경이었다.

안은미(분홍 하트 무늬 옷) 선생이 프랑스 제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프랑스인들은이 넉 달 간 땀방울을 흘리며 한국문화를 몸에 익혀 한국-프랑스 퓨전의 춤동작과 의미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는 마침내 막이 내리자, 눈물 범벅의 감동 어린 표정으로 서로를 안아주고, 스승에게 찬사를 보냈다. 제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박사 연구원부터 은퇴한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싸이, 방탄소년단, 한국 발효음식, K뷰티,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한류 열풍에 함께 심신을 실어보려는 프랑스인들은 안 감독으로부터 현대무용 기본동작, 전통 한국무용, 판소리, K팝 댄스, 한식 요리 체험 등 다양한 한국문화 프로그램을 전수받아, 프랑스문화라는 밭에 한국적 영감을 심어 훌륭한 퍼포먼스를 완성했던 것이다. 이들은 솔로, 듀엣 혹은 단체로, 자신이 얻은 K영감을 시, 콩트, 판소리 가락에 맞춘 현대무용 등으로 표현했다.

안은미 선생이 이번엔 게임이라는 사이버공간을 개척했다. 현대무용단체 ‘안은미컴퍼니’는 다시 맞는 새해, 설 명절을 앞두고 교육형 온라인PC 댄스 게임 ‘언틸다이 땡쓰땐쓰’를 공개했다.

언틸다이 땡쓰땐쓰_거시기모놀로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함께하는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아트 체인지업’(이하 ‘아트 체인지업’)에 선정되어 2020년부터 2년여 기간 동안 코로나 19 시대에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아트 체인지업’은 비대면·온라인 환경에서도 지속가능한 예술활동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언틸다이 땡쓰땐쓰’는 늘 새롭게 도전하는 안은미가 코로나19를 맞아 새로운 무용의 미래를 준비하며, 또 다른 공간에서의 무대, 그리고 새로운 사이버 관객을 만나는 첫 시도로 그 가능성을 그려 보고자 하는 위트 있는 도전이다. 이러한 시도를 응원하고자 안은미컴퍼니는 개발사 게임엔브, 니즈메카닉, 더뉴피처와 함께 디테일한 작업을 진행했다.

언틸다이 땡쓰땐쓰_북한춤

언틸다이 땡쓰땐쓰_의상실

코로나로 계획한 공연들이 취소, 연기되면서 안은미컴퍼니는 새로운 디지털망 기술과 모션인식 프로그램을 이용해 상주단체로 활동하고 있는 영등포아트홀의 무대를 가상세계에 구현했다. 유저들은 실제 공연의 레퍼토리와 무대 공간에 접속해 모니터에 달린 카메라에 자신의 몸을 인식시키고, 그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한 게임 속 캐릭터의 몸을 이용해 춤을 출 수 있다. 카메라가 없는 모니터의 경우 키보드로 캐릭터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저의 춤을 지켜보는 관전모드도 제공된다.

온라인PC게임 ‘언틸다이 땡쓰땐쓰’는 글로벌 유저들의 국적과 언어의 구분없이 무대라는 가상현실 안에 소통과 유대의 장을 마련해준다. 체험자들은 모션인식을 통해 직접 몸을 움직이기도 하고 서로의 춤을 관전하기도 하는 방식으로 경쟁에서 벗어나 순수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유저들 개개인이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창작자로서 무대에 참여하여, 새로운 교육성 소통 창구를 제시하기도 한다. 일반 관객들에게 생소한 현대무용을 일상으로 가져와 '삶의 오마주', '막춤의 미학' 등을 알리는 안은미의 무용 철학이 언택트 프로젝트를 통해 또한번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게임에 입장하면 자신의 아바타를 설정하고,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거시기 모놀로그’ ’북한춤’ 등 ‘안은미컴퍼니’의 대표작을 함께 할 수 있따. 일곱 가지 레퍼토리를 안은미, 그리고 단원들과 함께 다양한 의상과 음악을 함께 고르고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으며 국적과 언어의 구분 없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퓨전 한류 디자이너, 안은미가 글로벌 K홈댄스 게임 열풍까지 몰고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