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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스 많은 중전마마 평균수명 51세, 후궁은 57세
한국학중앙연구소 이미선 박사 분석
내명부 지휘하랴, 짐짓 웃으랴..고난
왕의 평균수명은 46~47세 여색,당뇨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근년들어 여러 조사에서 조선 임금의 평균수명이 46~47세로 조사되어, 양반들 보다 평균 10여년 덜 살았던 것으로 나타난 적이 있다. 원인은 운동부족, 스트레스에 의한 비만 및 당뇨, 과도한 여색 등으로 분석된 바 있다. 그래서 60세 이상 현역 국왕이 등재될수 있는 군신 리더들의 명예 전당 ‘기로소(耆老所)’에는 태조, 숙종, 영조, 고종 밖에 오르지 못했다.

왕의 정비 즉, 중전마마도 마찬가지로 후궁의 평균수명 보다 6년이나 짧은 51세였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영조의 조강지처 정성왕후의 홍릉은 외롭다. 빈 자리는 당초 영조가 묻히겠다고 공언했던 곳이지만, 다른 계비랑 다른 곳에 묻혔다.

서오릉에 가면, 조강지처와 함께 묻히겠다던 영조가 젊은 중전과 다른 곳에 묻히는 바람에 남편 묻힐 자리가 빈 채로 있는 홍릉(영조의 첫 중전 정성왕후의 능)의 모습이 애처롭다. 근처엔 영조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후궁 영빈이씨(정조의 할머니)의 수경원이 있다.

숙종과 인현왕후의 능이 나란히 놓여있고 바로 뒤에서 막내왕비 인원왕후가 이를 지켜보는 위치에 놓인 명릉의 모습에서도 마음이 짠하다.

남편의 공인된 외도를 견디고, 짐짓 웃음과 근엄함으로 내명부를 지휘하며, 자식이 왕이 될수 있도록 드러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 했던 중전마마는 참으로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옷소매 붉은 끝동’ 드라마에 나타나듯, 후궁인 의빈성씨에 자신의 애정을 올인했던 정조대왕의 정비 효의왕후의 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미선 박사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에서 조선시대 왕비와 후궁의 수명, 사망 원인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놓았다.

23일 이 논문에 따르면, 이 박사는 왕비로 추존된 인물을 포함해 태조부터 순종 연간까지 비(妃) 46명과 조선시대 후궁 175명 중 수명이 정확하게 파악되는 48명을 비교해, 왕실 여성 평균 수명이 왕의 정비 51세, 후궁 57세임을 도출했다.

왕비가 후궁보다 단명한 데 대해서는 “평균 수명이 47세였던 조선시대 왕들처럼 내명부(內命婦·궁녀 조직) 최고 여성으로서 정신적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왕비 중 환갑을 넘긴 사람은 18명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왕비 가운데 70세를 넘어 사망한 사람은 15.2%였으나, 후궁은 31.1%로 갑절이나 많았다.

그는 왕실 여성 97명의 사망 원인과 관련, 단순히 '병'으로 기록된 사례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정치적 이유 등으로 죽임을 당하는 '사사·처형'이 16명으로 뒤를 이었다. 임신이나 출산과 관련된 '산고·산후병'으로 목숨을 잃은 여성은 11명, 폐 질환을 앓다가 사망한 사람은 10명이었다.

이 박사는 "왕실 여성의 질병으로는 천연두, 전염병, 천식, 중풍, 종기, 암 등이 있었다"며 "경종 부인 단의왕후를 비롯해 창빈 안씨 등 4명은 급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후궁이 사망한 장소는 조선 전기 궁가(宮家·왕자와 공주 등의 집)에서 후대에 개인 살림집인 사가(私家)로 변했다고 짚었다. 후궁은 자신이 모시던 왕이 사망하면 궁궐 밖으로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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