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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2년…불켜진 청담, 불꺼진 명동
서울 6대 상권 공실률 큰 변화
관광객 줄자 명동·강남 빈사무실↑
젊은층 몰린 홍대·가로수길등 선방
명품거리 청담상권 나홀로 역주행
불 켜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미디어스트리트 모습. [강남구 제공]

‘명동 등 전통적인 상권은 하락, 청담 등 명품 상권은 상승’

2년 동안 지속돼 온 코로나19 사태가 서울 상가 시장을 바꿔 놓았다. 외국인 관광객과 유동 인구에 의존했던 곳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지만, 명품과 MZ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곳은 오히려 코로나19 특수까지 누리고 있다.

21일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서울의 6대 대표 상권 중 명동과 강남, 홍대, 가로수길, 이태원 등 5곳의 상가 공실이 지난 2년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 4.5%에 불과했던 명동 상권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9.9%까지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지자 상가 2개 중 1개 꼴로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임차자문팀 이사는 “화장품 매장이 다수 폐업하면서 중소형 상가 공실이 급증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 때 서울의 신흥 상업지역으로 주목받았던 강남 ‘가로수길’도 지난 2년간 공실률이 4.5%에서 36.4%로 8배 가량 증가했다. 강남역을 중심으로 한 상권의 경우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 공실률이 4.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21.5%로 늘어났다. 이들 지역에선 대로변 대형 상가 입주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당수 철수하면서 공실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MZ세대 내국인을 상대로 한 상권이나 명품 상권 등은 나름 선전하고 있다.

2019년 5.4%이던 용산구 한남이태원 상권 공실률은 지난해 말 17.4%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공실률 증가폭은 명동이나 강남보다 작았다. 이태원을 주름잡았던 외국인을 대신해 2030세대 내국인의 유입이 인근 한남동을 중심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남 이사는 “2030중심의 상권으로 성수, 도산공원과 함께 브랜드들의 관심이 높아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임대가 활발하게 이루지고 있다”고 지난 2년간 달라진 한남이태원 상권의 특성을 전했다.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홍대 상권도 마찬가지다. 2019년 말 5.4%에서 지난해 4분기 14.1%로 공실률이 증가했으나 다른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다. 남 이사는 “홍대는 1020 세대를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오히려 대로변을 중심으로 임대차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눈길을 끄는 지역은 고가 명품 매장이 밀집한 청담동 상권이다. 서울 주요 상권 중 유일하게 코로나19사태 속에서 공실률이 줄었다. 2019년 20.8%였던 이 지역 공실률은 작년 말 15.4%로 하락했다. ‘새벽 줄서기’와 ‘오픈런’으로 상징되는 보복성 명품 소비 현상의 수혜지역으로 꼽히면서 돌체앤가바니와 생로랑 등이 지난해 새로 매장 문을 열었고, 올해도 펜디, 스매그 등이 오픈할 예정이다.

남 이사는 “보복 소비 및 MZ세대 유입으로 국내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권이 활성화됐다”며 “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이 이어지며 공실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청담 상권의 약진을 전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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