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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노’ 없는 카페 에스프레소바가 뜬다
작은 잔에 커피 전부를 담는 매력
강남·합정·용산 등 마니아 확산
지난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스프레소바 리사르. 신주희 기자

#. 지난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에스프레소바, 손님들이 손바닥보다 작은 커피잔을 들고 바에 서성이며 커피를 홀짝인다. 작은 잔을 숟가락으로 저어 두 모금에 잔을 비우고는 홀연히 떠난다. 여기서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이는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아메리카노 대신 진한 에스프레소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커피의 맛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기본을 지향하는 커피 맛’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덩달아 강남, 합정, 용산 등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이탈리아식 커피를 지향하는 ‘에스프레소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리사르’ 에스프레소바에서 만난 이민섭 대표는 “에스프레소는 진하면서도 여운을 오래 남기는 매력이 있다”며 “아메리카노도 결국 에스프레소에서 파생됐다”고 에스프레소의 매력을 설명했다. 가격은1500원으로 싸지만 작은 한 잔에 커피의 전부를 담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바(bar)’라고 하면 술집이 먼저 떠오르지만 본래 이탈리아에서 바는 편의점, 슈퍼와 같은 가게다. 이 곳에서는 콜라, 음료수, 과자, 신문 등을 팔며 간단히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다닥다닥 붙은 바 테이블에서 손님들은 낯선이와 대화도 하며 교류한다.

이 대표는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바는 하나의 시장, 정보 교환의 장과도 같다”며 “손님들이 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도 하는 공간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커피를 마시고 떠날 수 있다는 점이 에스프레소 바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채워지지 않는 카페인을 에스프레소 여러 잔을 마시며 채울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에스프레소는 사약같이 쓴 맛이라는 통념과 다르게 최근 생겨난 에스프레소 바에서는 쓴맛보다 고소함과 어우러지는 달콤함을 기본으로 한다. 잔 아래 탄 설탕 한 스푼으로 에스프레소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에 카페 업계도 커피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SPC 그룹의 파스쿠찌는 지난 10월 SPC그룹 양재사옥 한 켠에 ‘파스쿠찌 에스프레소바’를 선보였다. 파스쿠찌가 이탈리안식 카페를 지향하는 만큼 최근 인기를 끄는 에스프레소바를 표방해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것이다. 이곳에서도 아메리카노는 찾아볼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에스프레소 특유의 고소한 맛과 향을 찾는 이가 많아졌다” 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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