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로펌 인사이드] ‘사무소 늘리고, 기업흐름 살피고’ 해외진출 주시하는 로펌들
태평양, 상반기 중 싱가포르 현지 법인 개소
국제중재 중심지…광장·세종 등도 개소 검토
타 로펌보다 일찍 진출한 지역 강화도 주안점
코로나19 이후 기업들 투자 상황에도 촉각

[123rf]

[헤럴드경제=안대용·박상현 기자] 대형로펌들이 새해에도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면 속에, ‘위드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 이후 더욱 늘어날 국내 기업들의 신규 투자를 예의주시 하면서 해외 사무소 추가 개소 등 진출 확대를 구상 중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올해 상반기 중 싱가포르 사무소를 공식 개소한다. 기존에 운영하던 싱가포르 연락 데스크를 현지 법인으로 격상해 사무소를 연다는 계획이다. 2004년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상하이·홍콩, 베트남 하노이·호치민시티, 미얀마 양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현지 데스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사무실을 연 태평양은 국내 대형로펌 중 해외사무소를 가장 많이 개설한 곳이기도 하다. 법인으로 설립되는 태평양 싱가포르 사무소에는 양은용 변호사가 현지에 상주하며 싱가포르는 물론 동남아시아 업무를 총괄하기로 했다.

양 변호사는 “싱가포르는 글로벌 기업의 헤드쿼터가 있는 동남아시아 경제 허브라 볼 수 있다”며 “실제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과 분쟁이 증가하고 각종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리) 자문과 국제중재 수요도 높아지는 가운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국제중재의 중심지로도 꼽히고 있어 국내 로펌들이 최근 가장 주시하는 곳 가운데 하나다. 법무법인 바른이 2020년 가장 먼저 둥지를 틀었고,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진출했다.

법무법인 광장 김상곤 대표변호사는 “싱가포르 중재시장 확대에 따라 싱가포르 사무소를 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인도네시아로 시장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인도네시아 사무소 개소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따라 항상 해외 사무소 개소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 김 대표변호사는 “과거 중국 진출 흐름에 맞추어 중국 사무소를 열었고, 베트남으로 이전되면서 베트남에 사무소를 개설한 것과 같은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로펌들은 특정 국가, 특정 도시를 위주로 해외 사무소를 개소해 왔는데, 이같은 흐름이 결국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과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주요 로펌들의 해외 사무소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집중돼 있다. 다만 김 대표변호사는 “사업 확장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국내 로펌의 해외 사무소가 독자적 수익을 올리는 구조보다는 본사 수임을 위해 존재하는 측면이 많아 (실제 개소 여부는) 다각도로 고려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3개국에 5개 사무소를 둔 법무법인 세종도 싱가포르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오종한 대표변호사는 “그동안의 해외 진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 대한 추가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 전 단계로 이미 동남아시아그룹을 만들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전반에 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무소 추가 개소에 앞서, 다른 로펌이 진출하지 않았거나 먼저 진출해 상대적 우위를 확보한 해외 사무소의 업무 경쟁력 강화도 각 로펌의 주안점 중 하나다.

국내 대형로펌 중 처음으로 2008년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법무법인 화우는 러시아를 비롯한 CIS(독립국가연합) 국가들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 및 개발 증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화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사무소장 김한칠 외국변호사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좀 더 적극적인 시장개방정책을 펴고 있고 투자환경도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 국내 회사의 우즈베키스탄 투자 증가와 관련해 자문 업무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 외국변호사는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토지사유화를 앞두고 있어 많은 외국인들이 우즈베키스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구 소련 국가 중 토지사유화를 먼저 시행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사례를 보면 우즈베키스탄의 토지사유화 이후 외국인 투자가 급속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진출 붐과 함께 선도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던 법무법인 율촌의 경우도 기존에 개설한 5개국 6개 사무소를 통해 전략적 우위가 있는 시장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수요가 많아지는 지역에 대해선 자연스럽게 추가 해외 진출을 검토하지만, 단순히 공격적으로 해외사무소를 개설해 외형만 확장하는 것보다 지리적 격차가 불가피한 곳은 현지 로펌이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율촌의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사무소장을 맡고 있는 강수구 변호사는 “지난 10여년 간 부동산 개발 사업, 베트남 회사의 지분인수 거래, 베트남 신규 회사 설립 등 주로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에 대한 자문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베트남에 설립된 한국기업 자회사들의 베트남 내 거래에 대해 자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펌들은 ‘위드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이후 국내 기업들의 산업동향은 물론 세계시장 전체가 큰 영향을 받았는데, 이후에 올 시대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대형로펌 중 가장 많은 7개 국가에 진출해 8개 사무소를 둔 법무법인 지평은 위드코로나 이후 다시 늘어날 국내 기업들의 투자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지평 해외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반기일 외국변호사는 “코로나19로 발생한 각종 계약 불이행 관련 분쟁 해결업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위드코로나 체제 하에서 재개되는 신규 투자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7년 베트남 호치민시티와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연 이래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요 투자 대상 국가들로 진출 범위를 확대해왔다”며 “지평의 해외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고, 고객의 신규 수요에 부응하는 추가적인 지역으로의 진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dandy@heraldcorp.com
po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