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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축에 현금확보가 우선…최소 상반기까지 버텨야"[긴축의 시대…혼돈의 자산시장①]
상반기까지 변동성 높을 듯
투자 눈높이 낮추고 현금 확보 필수
미국·유럽 매력도 높아…ETF 등 접근 권고
중국, 저가매력 높아도 장기관점으로 봐야

[헤럴드경제=서정은·박자연 기자] “농부의 마음이 필요한 해다. 올해는 씨를 심고, 내년에 싹을 거둔다고 생각하라”

2022년은 도전의 해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는 물론이고 인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긴축 분위기까지 맞물리며 시장 변동성이 어느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 자산관리(WM) 전문가들은 올해 투자 눈높이를 낮추고, 자산별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시 하방 압력 강화…현금확보, 최소 상반기까지 버텨야

올해 전세계에는 통화 긴축이라는 큰 파도가 눈 앞에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14~15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조기 금리인상 및 긴축 정책에 대한 의견이 언급됐다. 인플레이션 우려, 고용상황 등을 봤을 때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점도표에도 올해 3차례, 내년 3차례의 추가인상 가능성이 시사돼있다. 한국은행 또한 금리인상 압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종현 신한은행 IPS전략부 연구위원은 “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백신 접종 가속화 및 기업 실적 호조, 통화 및 재정 부양 지속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로 크게 상승했었다”며 “올해는 지난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점차 약화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인상기의 기본적인 포트폴리오는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다. 대신 현금 확보를 통해 시장 타이밍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연준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에 그치지 않고 양적긴축까지 예고한만큼 증시에는 악영향이 올 수 밖에 없다”며 “올해보다는 내년에 성과를 거둔다는 마음을 가지고, 최소 상반기까지는 6~12번 가량 타이밍을 나눠 적립식으로 분산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변동성이 높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베팅을 통해 수익을 노려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수연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상반기는 분산투자로 자산을 지키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고 금리인상 기조 등 불확실성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고 언급했다.

미국·유럽 등 분산투자 유효, 중국 저가매력 높아졌어도…

변동성 대응이 중요한만큼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올해 국가, 테마별로 차별화된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례없는 유동성 파티로 전세계가 들썩였던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주목한 지역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이다. 이종현 신한은행 연구위원은 “긴축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경기상황이나 정책 여력을 보유한 곳에 자산을 투자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이나,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 및 할인율 상승을 견뎌낼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압축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한다”고 추천했다.

최재현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선진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면서 경기민감주, 가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여러 섹터의 ETF에 분산투자하는 EMP펀드를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밖에 대형 기업공개(IPO)가 예정돼있는만큼 공모주펀드도 주목할 자산으로 꼽았다.

달러 강세로 이머징 시장에 대해서는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전문가별로 온도차가 나타났다. 각종 규제 등으로 중국 증시는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저가 매력이 높아진만큼 투자타이밍이 오고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규제 리스크를 고려할 때 장기 관점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동시에 제시됐다.

유영동 하나은행 투자전략유닛 차장은 “지난 5년간 패턴을 보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이하로 내려갈 때, 중국 정부의 부양에 힘입어 증시가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최근에도 50 전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부양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별로는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그는 “국내에서 주로 팔린 중국펀드의 경우 항셍(홍콩H)지수가 올라야 수익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항셍지수에 주로 편입된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로 위축되긴 했지만, 본질가치가 훼손되지 않은데다 규제도 완화된다면 상승을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최재현 NH농협은행 연구위원 또한 “항셍지수도 규제 완화 및 금리인하 이슈로 하락세가 줄어들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는만큼 장기 관점에서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미국, 중국 등 국가별 접근보다는 시장 흐름에 따라 섹터별 접근이 유효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수연 우리은행 PB팀장은 “중국의 경우 선제적으로 긴축 기조를 가져갔기 때문에 지금까지 덜 오른 주식이 오를 수는 있다”면서 “중국 본토시장을 포트폴리오 일부로 편입하되 장기로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상반기에는 미국 상위 10개 기술주(20%)나 미국 및 한국 반도체 섹터(20%), 전기차(10%) 가량을 편입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봤다. 나머지는 금리인상 수혜를 노릴 수 있는 금융주나 가치주(30%)로 운용하되 현금성 자산 확보를 통해 추가수익을 노리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lucky@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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