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완화에서 긴축으로, 더 빨라진 미 연준의 금리 행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발걸음이 좀 더 빨라지고 확실해졌다. 이젠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정도가 아니라 돈을 빨아들이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글로벌 금리시계는 6개월 이상 앞당겨졌다. 6일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이 같은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통화정책은 유동성과 금리의 조합으로 방향과 강도가 결정된다. 우선 연준은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여 오는 3월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차대조표를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돈을 풀기 위해 매입한 8조7600억 달러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 자산을 언제 어떻게 줄일지 계획을 세우겠다는 얘기다. 돈 푸는 걸 멈추는 데 그치지 않고 곧바로 돈을 빨아들이겠다는 의미다. 채권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재투자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유동성의 물길은 공급에서 흡수로 바뀌는 셈이다. 양적 완화의 반대 포지션인, 이른바 양적 긴축이다.

물론 긴축의 출발점은 아직 미정이다. 1월 정례회의 때 논의를 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의 발언 분위기로 보아 테이퍼링이 끝나는 3월에 맞춰 금리인상과 함께 긴축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2024년이나 돼야 대차대조표 축소(긴축)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초강수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양적 완화를 진행했던 미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 양적 긴축으로 돌아섰다. 테이퍼링이 끝나고도 한참 뒤였다. 그러고도 긴축을 완료하는 데 3년이나 걸렸다. 천천히 진행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전환의 강도가 세다.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당시보다 한층 높은 인플레 위험 수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6~7%를 오르내리고 실업률은 거의 완전고용 수준이다. 빨리 긴축을 시작하는 게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달러의 글로벌 흐름을 결정하는 미국의 통화정책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세계 각국의 금리와 환율, 증시가 요동친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개방형 경제의 한국은 더욱 그렇다. 적절하고 선제적인 대응이 어떤 나라보다 중요하다. 핫머니의 유출을 막을 만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점점 중요해진다. 올해도 한국은행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환율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준비를 더 단단히 해야 한다. 긴축, 고금리의 고통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