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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로드웨이 공략 나선 ‘K뮤지컬’…탄탄한 스토리·기획력이 밑바탕”

욘사마(배용준)의 탄생을 알린 K-드라마 ‘겨울연가’를 무대로 옮긴 동명의 뮤지컬이 2006년 도쿄에서 개막했다. 수많은 한류팬이 2000석의 극장을 가득 메운 이 작품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첫 해외 진출 사례였다. 이후 15년이 지난 현재, 무수히 많은 작품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판로를 넓히고 있다.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 초대 회장인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한국은 전 세계 뮤지컬 시장으로 놓고 봐도 인구수 대비 손꼽히는 시장”이라며 “이미 아시아에서 우리 뮤지컬이 영향권에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다양한 뮤지컬이 중국·일본으로 수출, K-뮤지컬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지금은 한국이 뮤지컬 3대 시장 역할을 해온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시장을 주도하는 추세다.

아시아 지역에서 ‘뮤지컬 한류’의 붐이 일었던 것은 조승우가 출연한 ‘지킬 앤 하이드’, 한류스타로 인기가 높았던 김준수의 ‘모차르트’가 해외 투어를 시작하면서다. 두 작품을 제작한 신춘수 대표는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작품의 완성도가 현지에서도 인정받았다”며 “이후 일본에선 한국 뮤지컬이 꾸준히 주목받으며 배우, 작품, 프로듀서까지 인지도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만큼은 라이선스를 수출하는 뮤지컬 강국으로도 자리매김 중이다. 뮤지컬 ‘브라더스 까르마조프’도 중국으로 라이선스가 수출, 오는 6월 상하이 대극원 창제센터에서 공연한다. 지난해엔 코로나19를 뚫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마타하리’, ‘차미’, ‘스모크’, ‘잭 더 리퍼’, ‘호프’ 등 여섯 작품이 일본에서 라이선스 형태로 공연됐다. 송승환 PMC 프로덕션 대표는 “국내 뮤지컬 업계가 해외 라이선스를 수입했듯이 역으로 우리의 창작 뮤지컬을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수출해 해외로 진출하는 시대가 왔다”며 “라이선스 수출은 소극장이든 대극장이든 모든 프로듀서들의 꿈”이라고 했다.

한국 뮤지컬의 경우 일본을 비롯해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유럽 지역과 뮤지컬 선호도가 비슷하다. 신 대표는 “클래식의 끝자락에 있는 음악이 중심이 되는 작품”으로 “문학을 기반으로 하거나 작가의 인생을 다룬 작품 등 서사가 뒷받침되는 뮤지컬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학로 무대에 많이 오르는 창작 뮤지컬은 이런 점에서 해외 진출에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한국 뮤지컬이 아시아를 넘어 뮤지컬 본토인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로 가기 위해서는 “잘 만든 콘텐츠”가 기본이다. 보편타당한 정서를 가진 스토리와 탄탄한 기획력이 바탕해야 한다. 브로드웨이 제작자·공연장 협회인 ‘브로드웨이 리그’에 입성한 최초의 정회원인 신 대표는 2009년 한미 합작 뮤지컬 ‘드림걸즈’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현재는 3~4편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 그는 “완성도 높은 대본과 음악을 통해 작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프로듀싱 능력은 물론 작품을 이끌어갈 수 있는 펀드레이징, 마케팅 능력이 따라와야 해외 시장에 진출해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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