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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소매’이준호, “국장님 경력 이세영, 최고의 파트너였다”
“감정 폭이 다양한 정조 만들기에 주력”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이준호가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자신만의 정조 이산을 완성하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실존 인물인 정조 이산 역을 맡아 비극적인 과거를 딛고 성군이 되는 왕의 서사와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애틋한 로맨스를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내며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전역 후 복귀작으로 ‘옷소매’를 선택한 이준호는 장점으로 꼽히는 안정적인 발성과 깊이 있는 연기력에 더해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과 다채로운 감정 변주를 인물에 담아내며 더없이 풍부하고 입체적인 제왕의 서사를 완성했다. 게다가 ‘새드 해피엔딩’을 이룬 덕임(이세영)과도 절절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그는 까칠한 왕세손 이산이 열정 넘치는 젊은 왕이 되고 성군이라 불리는 제왕이 되기까지, 수십 년에 걸친 이산의 변화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며 드라마틱한 서사를 입체적으로 펼쳐냈다. 특히 슬픔과 애틋함, 처연함마저 느껴지는 이준호의 눈물 연기는 인간 이산의 고통과 고독함을 그대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관통했다.

-‘옷소매’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 것 같나?

▶실제 두 분의 이야기,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모두 알면서 궁금한 역사적 사실이다. 가슴 아프게 떠나보냈지만 드라마에서라도 행복했으면 하는, 이야기가 주는 힘이 인기 이유라고 생각한다.

-원작 소설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부담도 됐을 것 같다. 대본을 처음 받고 어떤 인상을 받았나?

▶대본을 보고 원작을 봤다. 큰 줄기는 같았지만, 대본은 이미지적이고, 직관적으로 보게돼 어느 순간 원작을 안보게 됐다. 대본은 소설보다 인간적인 묘사가 자세하게 나와 있어 매력을 느꼈고, 항상 다음 장이 궁금했다.

-사극 톤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는지.

▶직관적으로 캐릭터를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대본을 봤을때 처음 느낀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촬영할 때까지 변화 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연기, 특히 목소리와 표정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내면적으로 정조의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특히 당시 자료를 보면서 정조가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점, 좌절, 무력감 같은 걸 빨리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정조는 대중에게 익숙한 역사적 인물인데, 이준호 만의 정조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궁금하다.

▶감정의 폭이 다양한 정조 만들기다. 세손~정조 말기까지 연기하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눈물 흘리고, 화를 내기도 하는 감정신도 늘 다른 모습으로 보이고자 했고, 대사 치는 템포도 신선하게 하려고 했다. 그게 어떻게 표현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혼자 다시보기로 복기해보겠다.

-산은 덕임에게 계속 거절당하면서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다. 산의 마음을 어떻게 해석하고 준비하셨는지?

▶덕임이가 산을 사랑하는지 알면서도 거절하니까 불안하다. 거절 이유가 뭘까? 사랑하는 것, 거짓이 아닌 것은 아는데, 왜 거절할까? 알면서 표현하지 않는 답답함. 이게 현장 메이킹에 담겨 있다. ‘연모하지 않는다’는 덕임의 대사 한마디에 상처받는다. 덕임도 산을 사랑하지만, 과연 행복한가의 질문을 던진다. 드라마가 끝날때 사랑이 쌍방으로 이뤄지고 끝나니까 답답함이 해소됐다.

-억눌렸던 세손 시절부터 왕이 돼 뜻을 펼치는 모습까지 성장 서사를 보여줬는데, 전·후반부를 어떻게 차별화했나.

▶세손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버티는 것 밖에 없었다. 5부엔딩에서 폭발한다. 왕이 되고나서는 한꺼풀 벗겨진 연기를 하려고 했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고 늘상 생명의 위협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눈치만 보고살지는 않는다. 세손때는 정갈, 자제였다면, 왕이 되고는 과감이다.

-산이는 김귀주 등 외척을 유배 보내고 정순왕후와도 대립각을 세우는데, 로맨스 외에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했나

▶‘옷소매’는 로맨스가 중심이라 정치는 많지 않다. 로맨스 사극이라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산의 정치문제인식은 대본에 나오는 인물로 생각했다. 예를 들면 친구로 출발한 홍덕로(홍국영)나, 정순왕후다. 정순왕후는 이산이 죽을 때 옆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건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영조-사도세자-정조로 이어지는 트라우마속, 어릴때의 아픔을 최대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사극의 매력은 무엇인가?

▶제가 못살아본 시절을 대리경험하는 것. 유튜브에서 엄청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조선말 외국인이 찍은 영상도 있더라. 동대문, 청계천, 사람 걸어다니는 모습도 봤다. TMI지만 저고리가 많이 짧더라. 역사를 공부하게 되고, 더 몰입하기 쉬워진다. 실제 세트장이 창덕궁에 갔을 때와 유사했다. 역사적 인물이 된 것 같았다.

-이세영 씨가 나이는 동생이지만, 배우로서는 선배다. 연기 호흡이 어땠는지?

▶국장님 경력이다. 성격이 좋다. 자신은 주인공을 맡은 지 얼마안됐다면서 겸손해했다. 친한 동생이 생긴 것 같다. 세영은 최고의 파트너였다. 그 친구가 오면 유난히 기뻤다. 세영 배우와 오대환 선배님이 현장에 올때 특히 좋았다.

-목표했던 시청률 15%를 달성했는데, 소감 한 마디와 공약 이행은?

▶말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 말 조심해야 한다. 약속했는 걸 이루게 됐으니 감사하다. 곤룡포를 입고 2PM 역주행곡인 ‘우리집’ 춤을 추는 걸 늦지 않게 진행하도록 하겠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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