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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템 ‘혁신형의료기기 인증’ 탈락 위기
회사 키우며 영업·학술만 강화
자금관리·감사 등 통제는 허술

역대급 횡령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가 ‘혁신형 의료기기업체’ 인증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렸다.

오스템은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혁신형 의료기기업체로 선정됐다. 이 경우 막대한 연구개발(R&D)비와 해외진출 지원까지 받는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5일 “아직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어떤 제재조치를 할지는 정한 바가 없다”며 “의료기기산업법에 따라 취소요건에 해당할 경우 인증을 취소할 수도 있다. 다만, 지난해 선정 이후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R&D 지원 등을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오스템의 1900억원 횡령사건은 ‘예견된 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직 키우기에 급급해 내부관리나 감사기능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1997년 설립된 오스템은 임플란트재료 등 치과 기자재 사업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임플란트 교육사업이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오스템에서 근무했던 A씨는 “치과전문의 제도가 없는 한국에서 치과의사들은 오스템의 교육프로그램(AIC)을 8주 또는 12주 만에 수료한 뒤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었다”며 “교육받을 때 썼던 모든 재료가 오스템의 것이었기에 실제 진료에서도 손에 익숙한 오스템 재료를 계속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스템은 영업과 학술 조직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강화하는 것이 매출을 키우는데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

또한 오스템은 글로벌 영업망도 확장했다. 오스템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스템은 미국, 중국 등 전세계 70여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해외법인만 28개에 이른다.

A씨는 “글로벌 영업망을 확충하기 위해 영업조직을 대폭 키운 반면 상대적으로 재무·회계관리 조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5~6년 전 당시에도 조직 규모에 비해 통제조직의 부실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회사 덩치는 비대하게 커졌지만 정작 이를 관리하는 통제 및 감사장치는 허술했던 셈. 이어 그는 “임플란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회사는 제품개발과 영업조직을 강화하는데만 몰두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부서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이런 허점으로 인해 이번과 같은 횡령사건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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