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광장] 탄소중립위한 열에너지 기술전략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열에너지를 쓴다. 하지만 열에너지가 아직도 대부분 화석연료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듯이, 우리도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사용량을 파격적으로 줄여야만 한다.

최종 소비 단계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일컬어 ‘최종 에너지’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최종 에너지의 약 27%가 열에너지의 형태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사실은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에 중요한 힌트를 제공해준다. 바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열에너지를 생산, 수송, 저장, 수송, 소비하는 전 과정에서 소요되는 화석연료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열에너지 설비의 효율을 향상시켜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편적인 방법만으로는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예를 들어 장기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하는 데 맞춰 열에너지의 생산설비를 전기화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상당히 많은 양의 열에너지가 특정한 목적으로 사용된 후에는 폐열로 버려지고 있다. 수열 등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열원이 많이 있다.

따라서 폐열을 회수해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 필요한 곳으로 수송해 사용하는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니 어쩌면 지금 가장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소비에 투입되는 관심을 폐열과 미활용 열에너지의 이용률을 높이는 데 조금만 나눠도 생각지 못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열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더 있다. 열에너지의 수송과 저장, 변환 기술을 이용해 생산처와 사용처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다. IT기술로 열수요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열거래를 가능하게 하면 열에너지의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런 노력에는 열에너지설비의 고효율화와 미활용 열에너지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재생 열에너지의 확대가 밑바탕돼야 한다. 국가적으로 신재생열에너지의 보급을 장려하고 국가 열에너지 통계를 작성하는 등 산업 열에너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정책과 제도의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열에너지 탄소중립 기술이 포함된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관련 연구자들에게는 앞서 언급한 열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포함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번 로드맵에 제시한 기술적인 방향을 통해 열에너지 탄소중립 기술의 개발과 관련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열에너지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에너지다. 매일 사용하는 친숙한 기술이지만 그만큼 변화를 받아들이기에는 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변화의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열에너지에 대한 기술 개발과 인식의 변화로 탄소중립 목표에 더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윤석호 한국기계연구원 열시스템연구실장

nbgk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