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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검은 호랑이 등에 ‘디지털 전환’ 날개를 달다

지난 수년간 아시아 지역에 큰 영향을 미쳐온 한류 붐이 최근에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를 필두로 한 ‘K-팝(K-Pop)’은 물론,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K-콘텐츠의 위상이 연속하여 세계의 정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되어 ‘검은 호랑이’를 뜻하는 올해 ‘임인년(壬寅年)’에도 세계 각국에 ‘K-콘텐츠의 물결’의 환호와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면서 또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우리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놀랍게도 K-콘텐츠에 매료된 많은 외국인 팬들이 서로 경쟁하듯 한글을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어가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K-콘텐츠 팬들에게 마치 공용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오늘의 기틀을 마련한 세종대왕이 이 광경을 보고 있다면 무척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았을까?

한편, 최근 산업계 전반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공장 등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디지털 공용어의 역할을 하는 ‘디지털 표준’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시스템 간 호환을 위해서는 정의가 각기 다른 데이터를 반드시 하나의 디지털 표준어로 변환하여야 한다. 우리 말로 비유하자면, 지역 방언인 ‘거먹 호랭이’ ‘검중 호래’ 등을 표준어인 ‘검은 호랑이’로 정하는 것과 같다.

즉, 디지털 시대의 데이터는 제조업 시대의 원자재와 같아서 ‘데이터 호환’ 능력이 바로 미래의 경쟁력인 셈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디지털 표준’이다. 이 표준화 기술을 확보하여야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기업들과 국가의 경쟁력이 담보될 수 있다.

때마침 우리 국회는 산업데이터의 생성·활용을 활성화하고 지능 정보기술의 산업 적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지난해인 2021년 12월 9일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을 본회의에서 의결하였다. 드디어 우리 산업계의 가치사슬 전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는 웅크리고 있던 검은 호랑이가 하늘로 비상하게끔 커다란 날개를 달아준 것에 비유할 할 수 있겠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대문호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는 “위대한 것(Great things)을 이루려면 행동이나 계획 이외에도 원대한 꿈과 강한 믿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전란 등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세계 8위 무역 강국의 기적을 이룬 데에는 우리 모두가 그러한 꿈과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에게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가 디지털 대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 소명 의식이 있다. 이를 현실화하고 세계의 디지털 표준을 선도하기 위하여 필자가 속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5세대 이동통신 등 첨단 정보통신(IT) 분야 국제 표준화 활동은 물론, 산업 디지털 전환 적합성 기반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와 산업계도 각자 높은 이상과 굳건한 신념을 바탕으로 소관 분야에 대해 맡은 바 역할을 다해 나간다면 우리나라가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드시 디지털 대전환의 주인공이 되리라고 믿는다.

마치 K-콘텐츠가 지금의 세계적인 위상을 가지게 된 이유가 우리 중 누군가는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꿈과 신념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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