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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 사야하는 우리금융, 매물이 없다
매물 품귀에 증권사 가격 높아
우리금융, “교보·대신증권 급은 돼야”
과점주주와 시너지, 우리종금 활용 등
해외 증권사 인수 추진

[헤럴드경제=서정은]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최우선 목표는 단연 증권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계열 강화다.

하지만 현실적 문제도 만만치 않다. 웬만한 중소형 증권사로는 우리은행과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데다, 매물 품귀 현상으로 증권사 몸값마저 비싸졌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자고 섣불리 덤볐다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위한 물색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최종승인을 받아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늘어난데다 완전민영화까지 달성해 자율경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를 확보할 경우 우리은행의 기업금융과 증권사 IB 간 시너지를 키워 그룹 체질개선을 이룰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이달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 출범으로 종합금융그룹체제의 첫걸음을 알린 상태다.

다만,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는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인수할만한 매물이 시장에 나왔지만, 최근에는 매물 자체가 드물어져서다. 일부 증권사는 몸값이 최대 10배까지 치솟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손태승 회장은 최근 한 언론사 신년인터뷰에서 “매물이 없으면 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추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를 복수로 인수하거나, 한 곳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또한 투자 규모나 기간 면에서 메리트가 나오기 어렵다. 복수의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소 대신증권, 교보증권 이상은 되는 중형사를 찾고 있다”며 “증권사 인수가 시급하지만 여러 상황을 볼때 중소형사 이상 인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는다. 타 지주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대인 것을 고려하면 은행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할때 체급이나 영업력 측면에서 은행보다 떨어지는 중소형사를 서둘러 살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지주 계열사끼리 경쟁관계인것을 고려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중소형사 인수보다 내부 자산성장 등이 우선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대형사인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점포 운영, 영업 측면에서 시너지를 시도해온 상태다.

과점주주 증권사 또한 자사와의 시너지를 내심 원하는 부분이 크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지분 매각 경쟁률이 높았던 것도 우리은행이 삼성, 포스코 등 대기업 주거래 은행 이라는 점이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우리종금의 증권사 라이센스 회복 등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틸 수 있는만큼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점주주 증권사와는 공동투자 등 시너지를 찾고, 계열사인 우리종금을 활용해 증권사 역할을 어느정도 대체하는 방안들이 있지 않느냐”며 “중소형사를 섣불리 샀다 꼭지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는 대형사 아닌 다음에야 굳이 급히 사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이 해외증권사 등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외 진출은 꾸준히 살펴보는 분야 중 하나”라며 “국내 증권사의 경우 지속적으로 매물을 물색해 인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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