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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뛰는데 82%가 변동금리 선택, 왜?
장기간 저금리 관성의 문제점
“급격히 올리지 않을 것” 기대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택해
일부선 고정-변동 금리 역전도
추가 인상시 이자부담 눈덩이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와중에도 변동금리로 신규 대출을 받는 이들이 오히려 늘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미래 이자 부담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시중 실세금리가 최대 5%를 웃도는 상황에서, 연내 2~3차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까지 점쳐지고 있어 가계가 이자 부담에 허덕일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데도 ‘변동금리’ 택한 이유는=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직전달 대비 3%포인트(p) 떨어진 17.7%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자는 신규 가계대출의 82.3%를 차지했다.

이같은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통상 금리인상기에는 금리인상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진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던 2018년 하반기에도 고정금리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30%를 넘어선 바 있다.

이처럼 변동금리 비중이 늘어난 것은 최근까지 변동금리가 훨씬 저렴했던데다, 저금리 기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거라는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변동금리 비중은 코로나19 직전이던 2019년 연평균 53.0%였고 초저금리였던 2020년에도 63.8%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한 해는 기준금리 인상이 두 차례 이뤄져 1%선으로 복귀했음에도 변동금리 신규대출자 비중은 20∼30%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변동금리, 고정금리 역전...가계 이자 부담 증가=문제는 한은이 연말까지 1.75%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치솟는 물가로 인해 당장 1월에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10년 만(2011년 4.0%)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치 2%를 넘은 것도 2012년(2.2%) 이후 처음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에서는 고정금리로 신규대출을 권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계대출 규모가 큰 만큼 정부가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 않을거라는 기대가 대출 수요자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역전한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3일 기준 4대 시중은행(신한·KB·우리·하나)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상단 금리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고정금리는 3.62~4.92%이며 변동금리는 3.57~5.07%로 책정됐다.

금융채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상반기 국채 발행 등으로 인해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소폭 상승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변동금리 역전현상을 원상태로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추가적으로 이어진다면 가계 이자 부담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가계 이자부담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조원에 달한다.

▶신규 대출자는 ‘고정금리’가 유리=금융권에선 금리 상승기에는 새로 대출을 받을 경우 고정금리형(혼합형 금리)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코픽스(COFIX) 연동 6개월 변동 금리의 경우 6개월마다 기준금리가 재산정돼 금리 인상분이 누적 반영되지만, 혼합형 금리의 경우 5년간 기준금리가 고정되므로 금리 인상 영향이 없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 상품 선택은 전적으로 고객 판단에 따라야 하지만 올해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금리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출을 운용해야 한다”면서 “고정 금리로 대출을 운용하다 후에 변동 금리로 갈아타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다만 1년 단기 상품인 신용대출의 경우 고정·변동 금리 여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본인에게 유리한 금리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차주라면, 중도상환수수료 및 가산금리·한도 등을 확인해 고정금리로의 대환대출을 고려해볼 수 있다. 통상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을 받은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최대 1.2% 정도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이보다 이자절감액이 더 큰 지 계산해 따져보고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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