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으로 202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치솟으면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정부의 연간 물가 안정 목표치 2% 달성은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는 가라앉는데 물가가 뛰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2022년 3월 대선이라는 초대형 변수에다 억눌렸던 공공요금 인상 및 2022년초 재정이 집중 방출되면 물가 불안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기관들은 물론 정부도 내년 물가가 2%대 초~중반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은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가 102.50(2020년=100)으로 2020년 대비 2.5% 상승했다고 12월 31일 발표했다. 이러한 물가 상승률은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19년(0.4%)과 2020년(0.5%) 2년 연속 0%대에 그쳤으나, 2021년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1년 물가를 월별로 보면 전반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경향을 띠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7% 올라 10월(3.2%)과 11월(3.8%)에 이어 3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해 물가 동향에 대해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2%대 중반 상승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2021년 서비스 가격은 전년대비 2.0% 올랐다. 2017년(2.0%) 이후 4년 만에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공업제품은 석유류,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2.3% 올라 2012년(2.8%) 이후 9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8.7% 올라 2011년(9.2%) 이후 10년 만에 가장 상승 폭이 컸다. 전기·수도·가스는 2.1% 내렸다.

체감물가를 설명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대비 3.2% 올랐다. 2011년(4.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기는 식는데 물가는 갈수록 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긴급멈춤’으로 반등을 시도하던 경제가 또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문숙 기자